매주 월요일 2시가 되면 경기도 북부 의정부시의 H 초등학교 도서관에 아이들이 NIE 가방을 들고 모입니다. 가방 안에는 스케치북, 가위, 풀, 신문이 들어있지요. 학생들은 자리에 앉아 책상 위에 신문을 척-하고 꺼내 놓습니다. 수업 시작 전 주영(가명)이는 신문을 들고 제 옆으로 다가와 제 주위를 맴돕니다. 그리고 신문으로 저를 툭툭 칩니다. 웃음이 해맑은 철민(가명)이는 도서관에서 즐겁게 뛰어 다니며 책 구경을 하기도 합니다. 정효(가명)는 다른 책을 보는 척하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할까 기다리며 저를 자꾸 곁눈질 합니다. 주영이와 철민이와 정효는 아주 특별한 아이들이거든요, 학교에서는 특수아동이라고 부르는….

1. 찾아보세요

①주영이(정신지체, 5학년)는 찾기를 참 잘합니다. 주영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뭐야? 신문에서 주영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찾아볼까?

②주영이는 신문을 뒤적이더니 곧 손가락으로 어떤 것을 짚었습니다. 어린이 신문에 실린 만화였죠. “만.화.보.기.”

③오려 볼까? “네.” 쓱- 쓱- 주영이는 거침없이 가위로 만화를 오립니다. 가위질도 참 잘하죠.

④좋았어, 그럼 이번에는 주영이가 제일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신문에서 찾아보자.

⑤주영이는 소녀가 엄마와 함께 걸어가는 아파트 광고 사진을 오린 후 옆에 이렇게 썼습니다. ‘연신호저엄막’. ‘엄마랑 같이 걸어가고 싶어요.’란 뜻이라며 귓속말로 작게 설명도 해주었답니다.

경기도 북부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과‘제일 중요한 기사’를 선정하면서 NIE 활동을 했다.

2.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

①철민이(자폐, 2학년)는 가위질을 매우 능숙하게 합니다. 선 따라 오리기는 같은 2학년 또래의 일반학급 학생들 중에서 철민이를 따라갈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이죠.

②철민이가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뭘까? 찾아보자.

③철민이는 금세 어린이들이 기차에 앉아 밖을 바라보는 사진을 골라 오리기 시작합니다. 스윽-스윽- 가위질을 하며 어린이, 기차의 의자, 바깥 풍경을 각각 따로 따로 선을 따라 오려 스케치북에 붙였습니다.

④글자 쓰는 것을 좋아하고 손놀림도 빨라서 어느 틈에 사인펜으로 스케치북에 ‘으랏차차 짠돌이네’라고 썼습니다. 철민이가 외우고 있는 글자입니다.

⑤와 잘했네, 철민이는 오리기 선수로구나. 이번에는 철민이가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오려볼까?

⑥철민이는 신문을 넘기더니 간호사가 주사기를 든 채 웃고 있는 사진을 골랐습니다. 물론 오리기 대장 철민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간호사를 오려냈죠. 얼마나 잘 오렸는지 상상도 못하실 걸요? 간호사가 들고 있던 주사기는 따로 오려내 책상 위에 숨겨 놓고, 간호사만 스케치북에 붙였거든요. 주사 맞을까봐 겁이 났나 봅니다.

3. 제일 중요한 기사

①정효(청각장애, 6학년)는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제가 정효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입 모양을 크게 해서 말하면 일부러 안보는 척 하죠. 그리곤 곁눈질로 제 입을 바라봅니다.

②그래서 정효에게 말할 때는 일부러 다른 곳을 보며 말을 합니다. 정효야 신문에서 아빠에게 드릴 선물을 찾아볼까? 또박또박 정확한 입 모양으로 표현합니다.

③정효는 제 설명을 잘 알아보고(?) 멋진 자동차를 골랐습니다. ‘선물 줄 거야. 아빠 힘내세요. 운동 열심해요’라고 편지도 쓰죠.

박미영 NIE협회 회장

④우와 글도 잘 쓰네, 이번에는 제일 중요한 소식을 찾아볼까? 어떤 기사가 TV 뉴스에 제일 첫 번째로 나올까?

⑤정효는 이명박 대선후보 사진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며 조금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⑥아차. 말을 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정효에게 ‘뭐라고 말할지’ 써보라고 했으니. 전 정말 왜 이럴까요. 3주째 아직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