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Putin)이 있는 한 러시아는 두려울 게 없다. 푸틴을 러시아의 국가 지도자(national leader)로!’
러시아 정권 안팎에서 푸틴 대통령을 아예 ‘국부(國父)’로 만드는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많은 러시아인들이 푸틴을 2000년 집권 이래 1991년의 소련 붕괴와 1997년의 모라토리엄(채무지불 유예)으로 엉망이 된 러시아를 강대국 위치에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푸틴 형상화한 액션영화 '1612' 흥행 성공="러시아 역사상 최대 혼란기였던 1598~1613년. 1598년 류리크 왕조의 마지막 통치자 표드르가 마땅한 후계자 없이 죽자 귀족들은 제 잇속 챙기기에 바쁘고 나라는 피폐해진다. 1610년엔 이웃 폴란드가 침공하고, 민중은 봉기한다. 이런 혼란기는 로마노프가 1612년에 새 지도자로 추대되면서 종지부를 찍고 러시아는 번영시대를 맞는다."
다음달 총선과 내년 3월의 대선을 앞두고 지난 1일 러시아 전역에서 개봉한 영화 ‘1612’의 줄거리다. 강한 지도자의 중요성을 다룬 영화다. 영화 속 혼란기는 1990대 러시아 혼란기를, 외세는 지금의 서방을, 로마노프는 푸틴을 연상케 한다.
벌써 350만명의 관객이 이 영화를 봤다. 올 개봉작 중 최고 흥행이다. 영화를 만든 블라디미르 호티넨코(Khotinenko) 감독은 “관객들에게 로마노프, 푸틴과 같은 국가 지도자의 교훈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크렘린·집권당, '국부 푸틴' 강조=이미 푸틴 대통령을 비례대표 1번으로 지명한 집권 '통합러시아당'은 오는 12월 2일 총선 공약으로 '플란 푸티나(푸틴의 계획)'를 제시했다. 위대하고 독자적인 러시아문명 건설, 경쟁력 갖춘 경제 확립, 국방력 강화 등을 통한 위상 제고 등이 골자다. 통합러시아당은 "그동안 러시아의 많은 발전 계획이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국가 지도자 푸틴이 있기에 성공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크렘린궁 쪽에서는 국부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한다. 이미 비체슬라프 수르코프 행정실 부실장은 “푸틴은 1930년대 대공황 시기를 헤치고 미국을 강대국으로 만든 프랭클린 루스벨트(Roosevelt)와 같은 반열에 놓아야 한다”고 했다. 또 압둘하킴 술티고프(Sultygov) 행정실 고문관은 “푸틴이 프랑스의 샤를 드골(de Gaulle)처럼 국부로 대접받을 수 있을 만큼 통합러시아당의 당헌이나 정부 문서 등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