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혜 선생님의 수상 소식에 (서울산업대) 총장님이 너무 기쁘셔서 학교에 플래카드를 걸려고 하셨는데, 홍 선생님이 직접 찾아가서 막으셨대요. 너무 수줍음이 많으신 분이에요.”(서울산업대 조형예술과 대학원생 오선아·25)

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제19회 이중섭미술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의 수상자인 홍승혜(洪承蕙·48) 서울산업대 조형예술과 교수가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으로부터 상패와 상금을 받자 많은 제자들이 앞으로 나가 꽃다발을 건네며 좋아했다. 학부 3학년인 유승상(23)씨는 “선생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파이돈이 출간한 ‘비타민P’)에 실린 세계 114명의 작가에도 오른 분이라 이중섭미술상을 받으신 데 대해 별로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지빈(29)씨는 “선생님은 우리의 친구 같은 분이다. 선생님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

8일 제19회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한 홍승혜 서울산업대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제자들의 축하 꽃다발을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홍승혜씨는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97년부터 컴퓨터 포토샵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해상도를 한 자릿수로 낮춰 나온 큰 크기의 픽셀(pixel)을 벽돌 삼아 여러 개로 늘리고, 붙이고, 잘라서 이미지를 만든다. 이런 이미지를 알루미늄판, 벽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재현하는 ‘유기적 기하학(organic geometry)’ 시리즈가 그의 대표작이다. 이중섭미술상 심사위원회는 “우리 미술의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해졌음을 보여주면서 수상자의 예술적 역량을 짐작하게 한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홍씨의 대학 동기 미술인들도 많이 참석했다. 이상봉 성균관대 예술학부 교수는 “70년대에 많은 미대 학생들이 이념에 갇혀 있을 때 홍승혜는 자유분방함을 친구들에게 보여줘 나중에 색다른 스타일의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런 큰 상을 받는 것을 보니 너무 기쁘다”고 했다. 신장식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는 “홍 선생은 때묻지 않은 소녀 같고, 꾸준하게 한결같이 작품만 열심히 하신다. 이중섭미술상에 참 잘 어울리신다”고 했다.

이날은 작년 이중섭미술상 수상자인 민정기의 수상기념전(18일까지·02-724-6322) 개막식도 같이 열렸다. 시상식과 개막식에는 최경한 이철주 최명영 전준 윤난지씨 등 올해 이중섭미술상 심사위원, 임영방 이종상 류희영 등 이중섭미술상 운영위원, 황용엽 이만익 김경인 김한 윤석남 오원배 손장섭 강관욱 강경구 정종미 김호득 석란희씨 등 역대 수상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또 이중섭 화백의 조카 이영진씨, 화가 김흥수·장수현 부부, 조각가 최종태씨,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오광수 이중섭미술관 명예관장,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 박명자 갤러리현대 사장, 송향선 가람화랑 사장, 김문순 조선일보사 발행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