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이 독자 개발한 肝간질환 치료 물질을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에 기술 수출하기로 했다. 초기 기술수출료 2000만달러를 포함해 모두 2억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길리어드가 이 물질의 상업화에 성공하면 추가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지난 3월엔 일본 제약회사 다케다와 비만 치료제 공동 연구에 합의하면서 기술수출료를 포함해 1억달러를 받기로 했다.

동화약품도 얼마 전 미국 P&G파마수티컬스와 골다공증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계약금과 기술료로 8~10년에 걸쳐 5억11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국내 제약업계 기술수출 금액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 잠재력을 보여준 사례다.

신약 개발은 새로운 물질을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해 동물 실험과 3단계 임상실험을 거쳐 제품 승인이 나기까지 보통 15년이 걸린다. 1970·80년대만 해도 3억달러쯤이었던 개발비가 요즘은 10억달러 넘게 뛰었다. 성공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큰 사업이다.

미국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의 작년 연구·개발비는 76억달러(약 7조원)다. 국내 37개 상장 제약회사의 작년 연구개발비를 모두 합쳐봐야 3128억원으로 화이자 한 회사의 20분의 1도 안 된다. 구멍가게 수준인 국내 제약회사들이 독자적으로 세계적 신약을 개발하기는 어렵다. 1999년 SK케미칼이 항암제 ‘선플라주’를 내놓은 이후 국산 신약이 11개 나왔지만 세계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의 잠재력이 있는 분야를 정밀 선택해 개발 노력을 집중하면 기회의 門문은 열려 있다. LG생명과학·동화약품이 거둔 성과는 그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이다. 그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다면 고부가가치산업인 제약업에서 우리가 선진국과 나란히 발을 딛고 경쟁할 날이 오지 말란 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