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설로 어수선해진 대선정국을 ‘박근혜와의 연대로 이회창 제압’ 전략으로 돌파하기로 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박 전 대표와 함께 가면 이 전 총재의 거품은 뺄 수 있다”는 이른바 ‘이박제창(以朴制昌)’ 전략이라고 이 후보의 측근은 전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밤 정두언 의원 등 핵심 측근들과 긴급 전략회의를 갖고 이 같은 대응전략을 결정했다.

이 후보측은 이 전 총재가 출마의사를 밝힐 경우, 한나라당 차원에서 이 전 총재의 ‘잘못된 선택’을 집중 공격하되 이 후보 본인은 이를 무시(無視)하는 양면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이 후보가 끝까지 이 전 총재에게 ‘적절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 여론잡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4일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알고 있는 이 전 총재는 그렇게 가볍게 어떤 일을 결정할 분이 아니다”며 “그분은 앞으로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비서실을 통해 이 전 총재와의 회동을 제의해 둔 상태이나 약속이 안 된 상태에서 이 전 총재를 방문하는 저(低)자세는 보이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이미 전달했다. 또 박 전 대표 진영을 겨냥한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박 전 대표로부터 “오만의 극치”라는 반발을 샀던 이재오 최고위원은 5일 박 전 대표에게 공개 사과한다는 입장이다. 모두 ‘박근혜 모시기’를 위한 수순이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의 사과로 박 전 대표의 분노를 돌려보겠다는 계획에 대해 이 후보의 일부 핵심 측근은 4일 밤 “이 최고위원의 사퇴 없이는 ‘이명박 리더십’을 확고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 후보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도 ‘이재오 사퇴’ 요구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 후보와의 회동이나 지원문제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자기들이 필요하니까 모양을 만들어달라는 것 아니냐”는 불쾌감도 여전해, 이 후보의 ‘박근혜 모시기’는 난관이 적지않다.

한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측근인 이흥주 특보는 이날 “이 전 총재에게 ‘이번 주 중으로는 국민 앞에 서야 된다’는 말을 했더니 이 전 총재가 ‘알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주말 지방에서 출마계획을 숙고한 이 전 총재는 6~7일쯤 대국민 선언을 통해 자신의 대선 출마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