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베트남의 개혁정책인 ‘도이모이(Doi Moi)’ 학습에 나서는 등 대외적으로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 김영일 내각 총리를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은 26일 하노이에 도착, 응우옌 떤 중 베트남 총리와 27일 총리급 회담을 갖고 ‘농업과학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등에 서명했다.
북한 대표단 전원은 또 이날 베트남 기획투자부를 방문, 경제 개혁·개방과 경제 발전방향에 대해 장시간 학습과 토론을 가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대표단은 오는 30일까지 할롱베이와 하뚜 석탄탄광, 물류중심지인 하이퐁항과 경제수도인 호찌민시를 방문, 도이모이 경제 학습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86년에 시작된 베트남 정부의 도이모이 정책은 모든 부문의 개혁을 추구하고 있지만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경제개혁이다.
홍콩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이와 관련, “이번 방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베트남 답방에 앞선 사전 정지작업용”이라며 “김정일은 이달 평양을 찾은 농 득 마인 공산당 서기장에게 베트남의 개혁·개방 노선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28일 보도했다.
마인 서기장은 지난 16~18일 베트남 최고지도자로는 50년 만에 처음 평양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마인 서기장에게 도이모이 정책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베트남측의 답방 초청을 수락했다고 아주주간은 전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마인 서기장이 방북했을 때 2005년 10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 이후 2년 만에 처음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나와 그를 영접·환송하며 환대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월 24년 동안 중단됐던 미얀마와의 외교관계를 복원한 것을 신호탄으로 최근 6개월 동안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연합, 스와질란드, 몬테네그로 등 5개국과 수교했다. 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 7~8월 80세의 고령임에도 알제리·에티오피아·이집트·싱가포르를 순방했다.
중국 관영 시사 주간지인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조짐이 보이는 현 시점을 외교활동을 펼칠 유리한 시점으로 판단, 대대적인 ‘외교 진지’ 구축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리둔추(李敦球) 주임은 “올해 초부터 북한은 남북관계와 6자회담 등에서 고립에서 벗어난 새로운 외교 전략 변화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