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자동차 귀족'인 포르쉐(Porsche) 가문이 유럽 최대의 자동차 그룹인 폴크스바겐 (Volks Wagen)을 인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포르쉐가 자사(自社)의 폴크스바겐 지분(31%)을 내년 초까지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포르쉐가 폴크르바겐에 새롭게 눈독을 들이게 된 계기는 지난 23일 유럽연합(EU) 사법재판소가 과거 민간기업의 의결권 인수를 20%로 제한한 '폴크스바겐법'을 무효화했기 때문. 폴크스바겐을 인수하면, 그 자회사인 아우디·람보르기니·벤틀리·부가티까지, 유럽의 최고 자동차 명품들을 손에 넣게 된다.
하지만 포르쉐가 폴크스바겐을 가슴에 품은 것은 폴크스바겐의 히트작인 국민차 '비틀'(Beatle)이 제작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폴크스바겐을 개발한 사람이 포르쉐의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쉐였다.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는 1933년 당시 독일 최고의 자동차 엔지니어였던 페르디난트에게 독일인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국민차(Volks Wagen)' 개발을 지시했고, 그 결과 딱정벌레 모양의 비틀과 이를 생산하는 국영기업 폴크스바겐이 탄생했다.
포르쉐의 후손들은 폴크스바겐의 납품업체로 시작한 포르쉐를 명품 스포츠카 업체로 성장시켜, 이제 덩치가 14배(매출액 기준)나 더 큰 폴크스바겐을 인수할 여력을 갖추게 됐다.
1998년 폴크스바겐이 생산한 ‘뉴 비틀’도 포르쉐 가문의 작품이다. ‘뉴 비틀’은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외손자인 페르디난트 피에히(Pi�ch)가 1972년 포르쉐를 떠나 아우디·폴크스바겐에서 경력을 쌓고 폴크스바겐 회장에 오른 뒤에, 외할아버지를 위해 개발했다.
◆폴크스바겐法
‘폴크스바겐법’은 독일 정부가 1960년 폴크스바겐을 민영화하면서 공기업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제정한 법. 한 대주주가 아무리 많은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의결권은 20%까지만 행사하도록 제한했다. 또 독일 정부가 폴크스바겐 이사회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EU사법재판소는 지난 23일 “이 법이 외국인의 투자 의욕을 꺾는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며 무효 판결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