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이툰부대 병력을 현재 병력의 '절반 이하(400~600명)'로 줄이는 대신 파병기간을 1년 연장하는 '단계적 철군 방안'을 마련한 것은 모양새도 갖추고 '실리'도 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우호적 한미동맹 지속 등 실리를 얻기 위해 파병연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서 병력 규모를 대폭 줄여 '올해 내 철군'을 주장하는 반대세력을 무마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범여권과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의 반대 기류가 만만치 않은 데다 일부 시민단체도 여기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돼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은 또 한차례 홍역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기간과 병력규모를 담은 '임무종결계획서'를 국무회의에 보고를 거쳐 오는 23일 오후, 늦어도 24일까지는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병력수준은 400~600명으로 대폭 감축

파병연장 방안이 나오기까지 정부 내에서도 상당한 격론과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와 국방부 등이 한미동맹 등을 고려해 병력을 줄이더라도 파병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청와대를 중심으로 '올해 내 철군해야 한다'는 반대 주장이 강력했다는 것이다.

병력 규모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부대의 임무수행 능력 등을 고려할 때 900명 이하는 곤란하다"는 입장인 반면, '철군파'는 대폭 감축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결국 대폭 감축으로 방향이 잡혔다"면서 "이는 파병연장반대 세력을 설득하려면 뭔가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자이툰부대 파병기간을 연장하게 된 데는 한미관계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자이툰부대 파병연장을 요구하는 등 미측의 적극적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는 시점에서 한미간 공조 분위기를 깨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달 초 이라크 현지를 다녀온 '자이툰부대 성과평가단' 보고서가 ▲현지 정부와 주민의 요청 ▲국내기업 진출 현황 등을 감안할 때 파병연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파병연장' 결정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가 고비

국방부는 이미 지난 6월 자이툰부대 파병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작년 말 국회가 세번째로 파병연장동의안을 통과시킬 때 올해 말까지 자이툰부대의 임무를 종결키로 한 점 등 때문에 명분 축적을 하면서 때를 기다려 왔다는 분석이다. 자이툰부대 성과평가단 파견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입장 발표에 이어 김장수(金章洙) 국방장관이 자이툰부대의 임무종결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오는 23일 전후가 파병연장의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파병연장안이 결정되면 병력규모가 대폭 줄어든 자이툰부대의 편제를 현재 '사단'에서 '여단'이나 '연대'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방부 등에서는 "부대의 독자적 지휘권 등을 감안할 때 사단 편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자이툰 부대 파병 일지

-2003년 3월 21일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2월 16일 국회 파병동의안 통과
-2004년 8~9월 자이툰 부대 파병(병력 규모 3800여명)
-2004년 12월 31일 파병 1차 연장동의안 통과
-2005년 12월 30일 파병 2차 연장동의안 통과(병력 규모 3800→2300여명)
-2006년 12월 23일 파병 3차 연장동의안 통과 (병력 규모 2300여명→1200여명)
정부, 2007년 9월 말까지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 계획서 제출키로
-2007년 12월 파병 4차 연장동의안 통과(?)(병력규모 1200여명→600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