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에 대해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다음날인 19일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을 할 시기가 아직 아니라는 것이었다.
천호선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저희가 곤혹스러운 것은 당사자(정 전 비서관)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앞으로 수사와 재판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법원이 검찰의 영장 청구를 받아들인 것은 혐의 내용을 모두 인정해서가 아니라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안다”면서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어떤 수준의 입장 표명을 해야 할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9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그 사람과의 관계로 봐서 제가 사과라도 해야 될 문제라 생각한다”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제 입장을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었다.
청와대측은 정 전 비서관이 ▲세무조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 등 검찰이 적용하고 있는 혐의 내용이 아직 불확실하고 법원도 이 부분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이런 부분이 좀더 명확해진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행정조직인 검찰이 상당 기간 수사를 통해 혐의를 밝혀냈고, 사법기관인 법원이 이를 인정해 구속을 허가했는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직 적용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을 바닥에 깔고 있는 것이어서 측근들에게만 적용되는 온정주의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