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유콰이유하오(又快又好·빠르고 좋게)’에서 ‘유하오유콰이(又好又快·좋고 빠르게)’로 바꾼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지난 3월 정부업무보고에서 ‘중국의 발전방향’을 이렇게 정리했다. 세계 4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속도 조절’ 선언이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성장 일변도의 발전모델을 추구한 데 따른 빈부 격차와 환경 오염 등 각종 사회문제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분배를 중시하는 ‘균형 발전·질적 성장’ 모델로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이런 인식을 종합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새로운 통치이론이 ‘과학적 발전관’이다. 후 주석은 지난 6월 25일 공산당 중앙 당교(黨校)에서 ‘사회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환경을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통해 모두가 잘 사는 조화로운(和諧·허셰) 사회를 만들자’며 당 간부들을 독려했다.

구체적인 정책도 잇따르고 있다. 낙후한 중·서부와 동북지역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농민들에게 면세혜택이 주어졌다. 도시빈민들에게는 의료보험료를 보조하고, 서민용 ‘반값 아파트’도 1000만 가구 이상 공급될 예정이다. 작년 환경보호 예산은 한국의 10배인 2567억 위안(약 30조 8000억원).

개인의 토지소유를 허용한 물권법(物權法)과 공정거래법격인 반독점법 등 시장경제 체제에 걸맞은 법·제도를 갖추고, 2020년까지 연구개발(R&D) 투자를 GDP의 2.5%로 늘리기로 하는 등 성장의 엔진도 정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정치 안정이 필수다. 중국 지도부는 국내에서 분출하는 정치개혁과 민주화 요구에 대해서는 경제 우선 논리를 내세우며 여전히 소극적이다.

[중국어로 이 기사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