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탁드립니다. 제 명함입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2학년 서평원(17·해킹방어과)군은 쑥스럽게 웃으며 명함을 내 밀었다. 명함에 적힌 직함은 ‘센터장/경영지원센터 서평원’. 회사 명은 엔에스소프트(주), 주소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와동 산27-1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로 돼 있다. 명함만 봐서는 어엿한 회사원이다. 서군은 지난해 창립한 이 학교 창업동아리 ‘NS Group’의 ‘장(長)’이다. 인터넷 중독 방지 솔루션 개발에 몰두중인 이 동아리의 멤버는 모두 11명. 서군은 “제품을 개발해 실용성 검증을 마쳤고, 요즘은 마케팅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며 “내용은 ‘기밀’이라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에 개설된 6개 창업동아리 대표들. 이들은 대개“직접 창업한 벤처회사의 CEO로 활동하는 것이 장래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창업동아리 적극 지원

현재 이 학교에 개설된 창업동아리는 ‘NS Group’을 비롯해 다기능 강의지원 솔루션 개발동아리 ‘Hacker’s Lab’ 모바일 게임제작 및 상용화 동아리 ‘WMG’, 컴퓨터 게임 및 엔진제작 동아리 ‘Gradation’, 웹 프레젠테이션 제작 동아리 ‘고정’, 블로그 메타 사이트 제작 동아리 ‘J&J Communication’ 등 모두 6개. 이들 동아리에는 60여명의 학생이 소속되어 있다.

학교는 이들 동아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심사를 거쳐 회원이 모집되는 동아리에게는 지원금이 주어진다. 지원을 받는 만큼 동아리들은 1년 후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 철저한 기업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매년 하반기에는 제출했던 사업계획서에 따른 프로젝트의 진행과정과 결과물을 평가받는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졸업후엔 창업규모 더 키워

이 학교 졸업생들은 재학 당시 적을 뒀던 창업동아리를 모태로 갖가지 사업을 구상해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학 진학 후 ‘메가브레인’이라는 IT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 학교 1회 졸업생 이강일(21·아주대)씨는 사업에 몰두하느라 잠시 휴학중이다. 이씨는 e-러닝이 실제 강의보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는 점에 착안, 집중력을 유도하는 음색을 가미한 e-러닝 프로그램을 개발, ㈜메가스터디, EBSi, 서울디지털대학교 등 각종 업체와 계약을 맺고 공급하고 있다. 그는 “‘메가브레인’은 고3때 만들었던 창업동아리를 발전시킨 것”이라며 “고교재학중 궁금증을 지도교사들이 해결해준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씨뿐 아니라 재학 당시 2005년 소프트웨어 공모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던 김대욱(20·아주대)씨도 고등학교 때 동아리 활동을 함께 했던 다른 졸업생 3명과 함께 온라인 게임 제작자로 일하고 있다. 졸업생은 후배들을 위해 창업 멘토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 학교 송기선(64) 교장은 “IT 프로그래밍에 회계·경제·마케팅 등을 접목시킨 교과과정을 가르쳐 경영 마인드를 갖춘 IT 분야 전문가를 배출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