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영월 등 남한강 상류지역 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이 찍힌 도암댐(평창군 대관령면 수하리)의 수질 개선 방안을 두고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중앙 정부, 강원도 모두 도암댐 바닥을 준설해 퇴적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안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준설 작업의 사전 단계로 댐의 물을 어디로, 어떻게 빼낼 것인가를 두고 입장 차이가 여전하다.

도암댐 바닥에는 약 5m 정도의 두께에 각종 토사 10만㎥가 퇴적해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댐이 준공된 1991년 이후 상류에 있는 고랭지 채소밭, 레저 시설, 공사현장 등에서 흘러들어 쌓였다. 이 토사는 방류수와 함께 흘러내려 송천 등 하류를 오염시킨다. 이에 따라 도암댐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토사를 제거하고,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준설 방식에 대한 해법이 다르다. 특히 도암댐의 물을 어디로 방류할 것인가를 두고 적잖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퇴적물을 준설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암댐의 물을 대부분 빼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도암댐의 깊이는 약 50m나 되기 때문에 준설 작업이 어렵다. 이에 따라 물을 빼내 수심을 절반 수준인 25m 정도까지 낮춰야 하는 형편이다.

도암댐의 물을 빼낼 수 있는 통로는 2곳이다. 우선 남한강 수계의 하류인 정선 지역이 있다. 또 강릉 시내를 가로질러 동해로 흘러드는 남대천으로도 가능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도암댐에서 지하 도수터널(길이 16㎞)을 이용해 강릉 남대천으로 물을 보내 낙차를 이용하는 유역변경식 발전을 해 왔기 때문이다.

강원도가 제시하는 방법(①)은 댐 바닥 근처에 있는 가배수로에 L자 형태의 취수관을 제작·설치해 댐의 물을 정선 방면으로 빼내자는 것이다. 이 가배수로는 도암댐 건설 당시 하천의 물길을 돌리던 우회수로이다. 그러나 1995년 당시 이곳을 통해 도암댐 바닥의 오염물질이 쏟아져 내리면서 정선 등 하류 주민들의 반발로 폐쇄된 상태이다.

지난 8월 강원도, 건설교통부, 환경부,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참여한 고위급 협의체 회의에서 강원도가 제시한 공법에 대한 타당성 검토 용역이 최근 마무리됐다. 용역을 맡은 현대건설에 따르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 방법이나 취수 성능을 고려해 2개의 대안도 내놓았다. 하류로 흘려보내는 물을 여과시켜 정화하는 공법도 제시됐다. 또 취수·정화시설 설치에 500억 내외의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발전 방류를 위해 설치돼 있는 선택취수탑과 도수터널을 이용해 강릉 남대천으로 물을 빼내는 방식(②)을 주장한다. 4개의 수문 가운데 맨 아래쪽 수문을 활용하면 수심 25m 정도까지 자연스럽게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따로 취수관을 제작하고 설치할 필요가 없어 비용이나 공사 기간이 절감되는 장점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릉 지역의 반대가 거세다. 강릉시나 강릉시의회는 남대천으로의 발전 방류는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대천에서 수질 오염 피해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반발로 2001년 3월 이후 발전 방류는 중단되고 있다. 한수원은 수질 정화장치를 가동하면 1급수 수질로 방류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강릉지역의 피해의식이 워낙 커 설득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