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과 국무부·국방부의 남북한 담당자들은 4일 출근하자마자 2차 남북정상선언의 영문판을 구해 본 후 이에 대한 대책회의를 각각 가졌다. 이날 미 행정부 관리들이 10·4 남북정상선언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제4항이다. ‘평화체제와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終戰)선언을 추진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부분에 밑줄을 그어가며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는 3자회담의 경우에도 미국이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방안이 남북정상선언에 포함된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숀 매코맥(McCormack)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미국이 휴전협정의 당사자인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보면 6자회담의 일부로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 거론돼 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부시·김정일 회담은 물론 비핵화 이후에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인식은 변한 것이 없다”며 “비핵화가 된다고 해도 북한 인권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나의 목적은 한국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에 김정일 위원장 등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