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었던 29일, 기상청은 그날 새벽 5시 예보에서 서울·경기·강원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고 전남·경남·부산·울산엔 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예보와 사실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전문용어로 하면 降水강수예보 정확도가 46.1%밖에 안 된 것이다. 기상 전문지식과 기상 전문機器기기가 전혀 없는 사람이 동전을 던져 비가 오느냐 오지 않느냐를 맞힐 가능성은 50%다. 결국 500억원짜리라는 수퍼컴퓨터를 동원한 예보가 동전 던지기보다 못했던 셈이다.

이런 일이 주말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기상청은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22~24일 일부 지역만 빼고는 비가 안 와 무난한 귀성·귀경길’이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22일 전국 76개 예보지점 가운데 57곳(75%)에서, 23일 54곳(71%), 24일 55곳(72%)에서 비가 내렸다. 엉터리 예보를 믿고 준비 없이 성묘나 나들이에 나섰던 사람들은 낭패를 겪었다. 토요일이었던 7월 14일엔 강수 적중률이 고작 30.7%였다. 부실 예보가 계속되자 전남道도는 “7월 1일에서 8월 15일 사이 비는 단 닷새 내렸을 뿐인데 호우주의보가 14일이나 내려져 관광지들이 휴가철 대목을 망쳤다”며 기상청에 공식 항의하는 일까지 있었다.

납득할 수 없는 것은 기상청이 2004년 500억원을 들여 미국에서 ‘수퍼컴 2호기’를 들여온 이후 예보 정확도가 87.5%(2004년)�86.8%(2005년)�86.2%(2006년)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황사·호우·대설·태풍의 4대 惡악기상 특보(주의보·경보) 정확도는 2000~2003년 79.4%였던 게 2004~2006년 72.1%로 떨어졌다. 작년 4월엔 기상청장이 황사 誤報오보에 공개사과까지 해야 했다.

수퍼컴 2호기는 演算연산능력 세계 4위라는 氣象기상 컴퓨터다. 그런데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수치예보 모델)은 1991년 일본서 들여온 낡은 것을 아직도 쓰고 있다. 컴퓨터에 입력하는 1차 관측자료가 부실하고 컴퓨터모델이 계산해낸 기상예측 자료를 해석하는 人的인적 능력도 부족하다고 한다. 주판 놓을 줄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연히 수퍼컴을 안겨줘 과거 식의 ‘肉感육감 예보’만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