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시설 불능화(disablement)와 핵 프로그램 신고의 시간표를 만들기 위한 6자회담이 27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린다.
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26일 베이징에서 양자 접촉을 가졌으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부상은 회동 후 “이번 회담에서 결과를 만들어 여러분을 낙심시키지 말자는 데 힐 차관보와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북핵 불능화와 신고가 연말까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많은 얘기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호재와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 열리는 점이 특징이다. 호재로는 미국과 북한이 이달 초 제네바에서 만나 ‘연내 불능화’의 큰 틀에 합의했다는 점이다.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닷새 앞두고 열리는 만큼 북한도 좋은 분위기에서 회담을 끝내려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며칠 사이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나오면서 예측 불허로 돌변했다. 먼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벨로루시·시리아·이란 등과 함께 ‘잔혹한 정권(brutal regime)’이라고 비판했다. 또 미국 등 서방 언론들이 북한의 대 시리아 핵 이전 의혹을 집중 제기하면서 미·북 충돌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힐 차관보는 이날 김 부상과 “시리아·북한 핵 거래설에 대해 얘기했느냐”는 질문에 “핵 확산 이슈는 6자회담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신고·불능화는 한 번도 가지 않은 단계라 생각지도 않은 어려움이 있을지 모른다”며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장국인 중국은 회담을 30일까지 하겠다고 했지만 유동적이다. 고위 당국자는 “남북 정상회담(10월 2~4일) 전에 끝나면 최선이지만 정상회담과 겹쳐도 합의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불능화보다는 신고가 중요하다”며 “신고가 북한 비핵화 의지의 시험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신고가 최대 난관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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