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들녘에 높은 하늘, 오곡과 백과가 풍성한 초가을. 부산에선 이보다 더 멋진 축제들이 잇따른다. 오감(五感)을 짜릿하게 하는 호사(豪奢)가 가득하다. 입에 짝짝 달라 붙는 고기, 코 끝을 간지럽히는 책냄새, 국내외 은막의 스타들, 쫄깃쫄깃 고소한 생선회….
내일부터 책방골목 잔치
이 초가을 '호사'의 시작은 중구 보수동의 '책방골목 문화행사'. 오는 28~10월 3일 책방골목 일원 등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책은 살아야 한다'. '박물관은 살아있다'는 주장처럼 이 기간 책방골목에선 '책들이 살아나는' 것이다. 그윽한 종이, 책의 냄새들이 코를 즐겁게 한다.
500원으로 책을 살 수 있는 '500원의 날'을 비롯, 골목 안에 멋진 예술 작품들이 세워지는 설치미술 프로젝트, 책과 만나는 영상, 뉴프라임오케스트라·남산놀이마당·페이지 원 재즈그룹 등의 연주회, 극단 새벽의 '허생전', 시인 강은교의 '시 바다, 시 치료' 등 우아한 행사들이 이어진다. 골목 행사는 30일까지, 한국 근대 희귀 서적을 전시하는 프로그램(가톨릭센터 로비)은 다음 달 3일까지 열린다.
‘책방골목 축제’로 코, 눈, 귀가 즐거웠다면 이제 입 차례. ‘제3회 철마 한우불고기 축제’가 다음 달 3~7일 기장군 철마면 장전천 일대에서 열린다. 세계 민속 공연, 인기가수 공연, 토마토·쌀·버섯 한우 요리시연, 메뚜기 잡기, 민물고기 잡기, 소달구지 타기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됐다.
그래도 이 축제의 백미는 역시 맛있는 쇠고기 맛보기. 축제 기간 철마 한우 고기와 지역 농수산물이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육군’만 아니다. 부산이 ‘바다 도시’인 만큼 ‘해군’들도 비장의 무기로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할 태세를 갖췄다. 남포동에서 10월10~14일 열리는 ‘자갈치 축제’다.
수산물 난전거리, 수산물 깜짝 경매, 1만원 짜리 한 장으로 생선회·장어·곰장어·조개구이 등을 소주 한잔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미니회 센터’ 등 싱싱하고 맛있는 생선회와 수산물을 저렴하게 사고 맛볼 수 있는 행사들이 즐비하게 마련됐다. 맨손으로 활어잡기, 장어문어 이어달리기, 낙지 속의 진주찾기, 멍게던지기, 오징어 빨리 잡기 등 ‘촉감’으로 바다와 친해지는 다채로운 행사들도 계획돼 있다.
5일 차이나타운축제
너무 '부산적', '한국적'인 게 싫다면 '중국'도 있다. 다음 달 5~7일 동구 초량동 상하이 거리에서 선보이는 '차이나타운 축제'를 찾으면 된다. 올해로 4회째인 이 축제는 얼마 전 상하이 거리가 재정경제부의 지역 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더욱 성대해졌다.
중국 전통 용춤·사자춤을 비롯, 중국 궁중의상 패션쇼, 중국 전통악기 고쟁 연주, 수타면 시범, 중국 무예 시연, 기예단 공연 등 중국 냄새가 물씬 나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마련됐다.
'부산의 역사'를 소재로 한 축제도 있다. 동래읍성지 등에서 10월 12~14일 개최되는 '동래읍성 역사축제'. 이 축제는 1592년 4월 15일 조총을 앞세우고 동래성으로 쳐들어온 왜군과 맞선 동래 읍성민의 항전을 재현하는 것이다.
동래구 측은 "긴장감이 도는 효과음과 특수효과 등이 긴박감을 더해 관람자들이 한 편의 전쟁영화를 보는 듯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시대 병영체험, 동래읍성 백성의 생활상 체험, 천연염색 옷만들기 등 부대행사들도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4~12일 부산국제영화제
10월 4~12일 해운대·남포동 PIFF 광장 등지에서 열리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눈의 진수성찬'이다. 64개국 275편의 영화들이 눈을 호사시킨다.
종전 하루만 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10월 19~20일 이틀간 계속될 '광안리 불꽃축제'는 '눈 호사'의 절정이다.
부산시 배태수 문화관광국장은 "초가을 부산에 축제들의 파도가 숨가쁘게 몰아칠 것"이라며 "오감을 즐겁게 하는 도시, 부산의 새 매력에 빠져 보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