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 북부의 한 군사시설을 비밀 폭격하기 전 이스라엘 최정예 특공대가 이곳에 침투해 북한으로부터 공급된 핵 물질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더 타임즈의 일요판)가 23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특종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폭격 이유가 시리아와 북한간의 핵 협력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는 그 동안의 보도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몇달 전부터 시리아 북부 ‘다이르 아즈 즈와르’의 한 군사시설에 북한 기술자와 핵 관련 물질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 이곳을 폭격할 계획을 세워둔 상태였다.
조지 W 부시(Bush) 미 대통령도 이 내용을 보고받았지만 이 시설이 핵과 관련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 전엔 폭격을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증거 수집을 위해 이스라엘 국방부 직할 특수부대 ‘사라예트 마트칼’ 대원들이 현장에 급파됐다. 시리아 군복 차림을 한 대원들은 이 시설에 침투, 핵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물질의 샘플을 빼냈다. 이스라엘로 가져와 정밀 분석한 결과, 이 물질은 북한에서 제공된 것으로 밝혀졌고 미국은 그제서야 이스라엘의 폭격을 허락했다.
에후드 바라크(Barak)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6일 이스라엘 공군 F-15기 편대에 몸소 폭격 명령을 내렸으며, 전투기 비행사들은 이륙 후에야 작전의 목적과 폭격 위치를 브리핑 받았을 정도로 작전은 극비리에 수행됐다. 이날 폭격으로 다이르 아즈 즈와르의 군사시설은 폐허가 됐으며, 현장에 있던 북한인 여러 명이 숨졌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앤드류 셈멜(Semmel) 미 국무부 핵확산방지 담당 부차관보 직무대행은 지난 14일 “북한 기술자들이 시리아에 있다.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시리아는 (북한의) 핵 장비를 얻기 위해 이 ‘비밀 공급업자들’과 접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 공군이 시리아에 감행한 비밀 공습은 북한 선박이 시리아 타르투스항(港)에 수상한 화물을 내려놓은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며, 이번 폭격과 북한에서 온 화물이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15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시멘트라고 표시된 이 화물이 실제로는 핵개발용 장비였으며, 폭격이 가해진 시리아 북부의 군사시설에선 우라늄 추출이 시도됐다고 판단한다.
이런 보도와 주장에 대해 북한과 시리아는 “사실 무근”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이 지난 1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매우 위험한 도발이자 시리아의 주권에 대한 침범이며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이례적으로 맹비난하면서 의혹은 오히려 커졌다. 또한 시리아 집권 바트당의 고위 관료인 사이드 엘리아스 다우드(Daoud)가 22일 평양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북한이 시리아와 핵 협력을 벌이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는 이유에 대해 미국 소식통들은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았음을 지적한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북한은 2·13 비핵화 합의에 따른 이행시한을 맞추기 위해 핵 프로그램 관련 요소들을 국외로 내보내려고 하고, 시리아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저렴한 비용으로 핵개발에 착수할 기회로 본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북한과 시리아의 ‘핵 커넥션’ 의혹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2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에서 이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돼 회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서 이번 의혹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지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