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금호생명은 지난 겨울리그에서 단 3승(17패)에 그치며 여자 프로농구 6개 팀 중 꼴찌를 했다. “하프라인까지 공을 운반하기도 힘들었다”는 구단 관계자의 푸념처럼 경기를 조율하는 포인트가드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2007-2008시즌 개막(10월27일)을 한 달여 앞두고 있는 요즘, 신임 이상윤 감독은 고민을 덜었다.
이언주(30·1m75), 김선혜(23·1m75), 이경은(20·1m74)이라는 ‘가드 트리오’가 생겼기 때문. 최근 중국 광저우 전지훈련에서 작년 중국 1부리그(총 12팀) 4위인 광동과의 평가전에서 4승 1패로 앞섰던 밑바탕엔 이들의 역할이 컸다.
‘복귀생’ 김선혜는 가장 눈에 띄는 변신을 했다. “감독님이 ‘선수도 아니다’라고 할 정도였죠. 지금은 주변에서 ‘인간극장’ 주인공 해도 되겠다고 말해요.” 김선혜는 200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단한 뒤 손목 부상으로 1년 동안 재활만 하다 프로 무대를 떠났다. 2년 넘게 운동을 안 하다가 2005년 가을부터 부산시체육회에서 뛰었다. 작년 12월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었을 땐 프로 리그를 소화할 기초 체력이 없었다. 5월에 해발 1330m의 태릉선수촌 태백분촌에서 달리기 훈련을 하면 꼴찌를 도맡아 했다. “매일 울었죠. 발은 땅에 달라붙은 것 같고,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어요.” 7월의 태백 2차 전지훈련에선 맨 앞에서 뛸 만큼 좋아졌다. 이상윤 감독은 “퓨처스 리그를 거치면서 체력과 기량이 급성장했다”고 칭찬했다.
프로 2년차 이경은은 얼마전 우리은행에서 금호생명으로 옮겨왔다. 나이는 어려도 작년 9월 브라질 세계선수권에서 국가대표로 뛰었던 유망주다. 이경은은 “왜 꼴찌를 했을까 싶을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다. 나도 새 마음으로 팀에 보탬이 돼야겠다는 의욕이 넘친다”고 말했다.
맏언니 이언주는 본업인 슈팅가드뿐 아니라 포인트가드까지 겸업하고 있다. 13년차의 노련미로 젊은 가드진의 경험 부족을 보완하려는 코칭 스태프의 포석. 이언주는 “부담이 컸지만 이젠 자신감이 생긴다.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