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가 형식적 공개채용 시험을 통해 내부 별정직 직원들을 대거 승진시킨 것〈본지 21일자 A1면 참조〉과 비슷한 시기에 국민고충처리위원회(고충위)도 형식적 공채를 통해 계약직·별정직 공무원 9명을 일반직 5급으로 대거 전환시켜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공채 시험에 응시한 많은 일반인들은 들러리만 선 꼴이 됐다.

고충위는 지난 10일 5개 분야 10명의 일반직 공무원(4급 1명, 5급 9명)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심사와 면접을 벌였으며, 지난 19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 합격자 중 법률검토 분야 3명, 성과관리 분야 2명, 제도개선 분야 2명, 경제민원 분야 2명 등 5급 합격자 9명은 모두 고충위 내부 직원이었다. 홍보 분야 4급 합격자 1명만 외부 인사였다.

5급 합격자 9명은 모두 고충위에서 같은 분야 일을 하는 ‘계약직 5호’ 또는 ‘별정직 5급 상당’ 공무원이었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직급으로 일하는 계약직 및 별정직 직원을 공채를 통해 일반직으로 전환시켜준 꼴이다. 5급 일반직 공채에 지원한 사람은 모두 49명(평균 경쟁률 5.4대 1)으로, 불합격자 대부분은 들러리 역할만 한 셈이다.

이 시험에 지원했다 탈락한 한 수험생은 “5급 합격자 이름을 고충위 직원명단과 비교해 보다 전원 기존 직원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며 “그냥 자기들끼리 하면 될 일에 왜 공채 공고를 내 많은 우수 인력이 일장춘몽을 꾸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고충위는 이에 대해 “계약직 별정직 자리를 일반직으로 바꿔달라는 요구가 많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 같은 공채를 실시했다”며 “기존 계약직 별정직 직원도 일반인과 동등한 자격으로 공채에 응했고, 그들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계약직 공무원은 정년 보장이 안 되며, 별정직 공무원은 승진 기회가 없어 일반직으로 전환하려는 게 일반적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