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보〉(123~142)=이달 초 삼성화재배 때 있었던 일. 1회전서 전멸한 일본 대표 4명이 귀국 보따리를 쌌다. 총무 포함 모두 5명. 공항으로 이동할 콜밴은 5인승이었지만 앞에 둘이 앉기엔 좁았다. 주최측이 한 대를 더 부르려 하자 제일 연장자인 조치훈이 사양했다. 그리고 앞에 혼자 앉을 사람을 뽑자며 가위바위보를 제안했다. 고노린(河野臨)이 뽑혔다.

하지만 뒤에 4명이 타기는 무리임이 곧 확인됐다. 운전기사가 “체중이 가장 적은 사람이 앞으로 오라”고 했다. 야마시타(山下敬吾)가 자진해 앞자리 어린이용 좌석으로 옮겼다. 부슬비 속에 차가 출발했다. 2회전이 시작된 대국장 틈으로 바둑돌 놓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한대의 자부심 속에 세계를 호령하던 일본 바둑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을까.

124는 좀 더 득을 보려는 수지만 참고도처럼 ‘솔직하게’ 살아두는 게 좋았다. 1, 3이면 흑도 A 정도가 고작. 132 역시 ‘가’가 정수였다. 실전은 외곽 진출엔 성공했으나 흑에게 137까지 벌리는 빌미를 제공했다. 133으로 134 자리에 끊지 않고 135를 챙긴 흑의 솜씨가 노련하다. 백은 초읽기 속에서 142란 최후의 승부수를 들고 나왔는데….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