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권기에 레임덕(lame duck·집권 말기 권력 누수현상)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Putin·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내각을 해산하고 새 총리를 지명한 이유와 내년 5월 퇴임 후의 행보, 대미(對美)관계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14일 공개했다. 그간 특정 인물에 대한 평가와 후계구도 언급을 자제했던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이날 발언은 빅토르 주브코프(Zubkov) 신임 총리를 내세워 내년 5월 자신의 퇴임까지 있을지도 모를 권력 누수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이 내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날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라보타(일)’와 ‘프로페시아날리즘(프로정신)’이었다. 그는 “(12일의) 내각 해산은 미하일 프라드코프(Fradkov) 전 총리가 제기한 내각의 나태문제를 수용해 결정한 것”이라며 “(해산되기 전의) 내각은 내가 기대한 만큼 부지런하지 않았고 일부 고위 관리는 내 임기 만료(2008년 5월) 이후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푸틴은 이어 “왜 주브코프 총리냐? 그가 프로정신이 투철하고 이데올로기보다는 일과 생산성만 보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는 2008년 67세가 되는 주브코프 총리를 내년 대선에 실권 없는 후계자로 내세우고, 4년 뒤인 2012년 자신이 다시 대통령 자리를 노릴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푸틴은 “주브코프 총리를 포함해 누구든 열심히 일하면 대선 주자가 될 수 있고, 그런 사람들(대선 주자)이 최소 5명쯤 있다”며 주브코프에게 무게를 실어주었다. 또 “퇴임 후 뭘 할지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영향력은 계속 갖고 싶다”며 그냥 은퇴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