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도피 중인 신정아씨는 한국에서는 신용불량 상태 때문에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과 달리 미국에서는 신용카드도 자유롭게 쓰면서 좋은 은행으로부터 우량고객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본지가 입수한 JP모건체이스은행의 신씨 카드 관련 통지서에 따르면 신씨의 계좌(계좌주 Jeong Shin·신씨의 영문 이름)번호는 마지막이 ‘7117’로 끝나며(①), 2007년 7월 7일 현재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가 2852점에 이른다(②). 체이스은행은 신씨를 우량고객이라고 판정하고, 연회비가 150달러(약 14만1000원)에 달하는 고급카드로 신용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도록 신씨에게 권고하는 통지서와 15달러25센트짜리 사례수표(③)를 보냈다. 그만큼 신씨의 미국 내 신용상태는 좋았다.

▲ JP모건체이스은행이 최근 미국 내 신씨의 주거지로 보낸 신씨의 신용카드 관련 통지서. 신용거래 실적이 좋아 신용카드를 고급으로 업데이트하라는 내용과 함께, 맨위쪽에 신씨 금융계좌 번호와 거래포인트가 적혀 있다.

이와 관련, 뉴욕 금융계 관계자는 “신씨는 과거에 미국에서 산 적이 있기 때문에 금융거래에 필요한 사회보장번호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체이스은행에 자기 명의의 은행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각종 대금지불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씨 명의의 계좌에는 잔고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미국 생활 자금과 관련, “엄마가 보내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신씨는 지난 7월 16일 뉴욕에 도착한 이후에 전화카드를 사용해, 수시로 한국의 지인들과 장시간 국제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의 소식통은 “신씨는 맨해튼 코리아 타운에서 판매하는 한국 직통전화 전용 전화카드인 ‘아리랑 카드’를 여러 장 구입해 한국의 많은 지인들과 오랜 시간 동안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신씨가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포함, 한국 내 비호세력과 입을 맞추고 증거 인멸을 시도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