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취임한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이 하반기 들어 2단계 개혁에 착수했다. 두 개혁의 칼날은‘교육 개혁’과‘연금 개혁이다.
◆중학교에도 더 큰 자율권=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40%(약 30만명)가 읽기도, 정확한 글쓰기도, 계산도 제대로 못한 채 중학교에 진학한다는 프랑스 교육고등위원회의 통계가 나왔다. 프랑스는 충격에 휩싸였다. 시사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최신호는 '학교, 문맹의 스캔들'이라는 커버스토리로 이를 다뤘다.
자비에 다르코스(Darcos) 교육부 장관은 획일적인 중학교 교육에도 메스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르코스 장관은 "사르코지 대통령으로부터 지난 30년간 유지해온 '단일 중학교'와 단절하라는 소임을 받았다"면서 "단일 중학교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를 위한 중학교'라는 모토로, 프랑스가 현재의 '단일 중학교' 체제를 선보인 것은 1975년. 프랑스는 5·4·3년제라는 점은 한국과 달라도, 초등학교, 중학교를 똑같은 교과 과정으로 공부한 뒤 고교 진학 때 일반·실업계로 진로가 나뉜다는 점은 비슷하다.
'단일 중학교' 덕에 교육의 기회 균등과 함께 6~16세까지의 전면 의무교육이 실현됐다. 하지만 학력 수준과 적성이 다른 학생을 한 교실에 넣고, 똑같은 수업을 시키는 게 과연 '교육 민주화'냐는 논란이 계속됐다. 지난 30년간 '단일 중학교'를 손보는 교육 개혁도 4차례 있었다.
다르코스 장관은 "단일 중학교가 쓸모없다는 건 아니지만, 학교에 더 많은 교육적 자율성을 부여하겠다"고 개혁 방향을 밝혔다. 중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학력 수준과 특성에 맞춰 보다 다양화된 수업을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구체적 개혁안은 10월말쯤 내놓을 예정이다.
◆연금 개혁, 공기업 '철밥통'은 안 돼=프랑수아 피용(Fillon) 총리는 10일 "공공 부문의 특별연금 제도를 재검토할 준비가 됐다"고 발언했다. 이는 각종 복지 및 연금 혜택이 민간 기업보다 유리한 '철밥통' 공기업을 향한 선전포고다. 사르코지 정부는 민간기업보다 유리한 공기업 연금에 손을 대 형평성을 맞추는 개혁에 나선다.
프랑스에서 민간기업 근로자들은 40년 근무해야 연금 수령 대상이 된다. 그러나 SNCF(프랑스국영철도), EDF(프랑스전력공사) 같은 공기업 근로자들은 37.5년 일하면 연금 수령 대상이 된다.
연금 수령액도 재직 중 월급 평균이 아니라 퇴직하기 직전의 월급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훨씬 많다. 은퇴해서 연금을 수령하는 기간도 민간 기업은 평균 17.7년인데, 공기업은 25년이나 된다. 그 바람에 공기업 RATP의 근로자는 절반 이상이 55세 이전에 은퇴한다.
오는 2008년까지 공무원의 연금 납입기간을 종전의 37.5년에서 민간기업과 같은 40년으로 연장하기로 하는 등 지난 2003년에도 일부 연금 개혁을 했지만 사르코지 정부는 더 강도 높은 개혁을 할 태세다.
공기업 노조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 프랑스 주요 노조인 CFDT의 프랑수아 쉐레크 위원장은 "정부가 대화없이 밀어붙이는 개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연금 개혁은 프랑스에서 특히 민감한 사안이다. 막대한 공공부문 적자를 줄이느라 연금 개혁이 불가피하지만, 지난 1995년에는 알랭 쥐페 전 총리가 개혁을 추진하다가 노조의 전국적 파업과 시위에 밀려 무산되고, 마침내 물러났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8일 공공 부문 연금 개혁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