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날이면 날마다 등장하는 얘기지만, 요즘 들어 케이블 TV 프로그램의 선정성을 두고 시끌시끌하다. 나 역시도 케이블 TV에서 몇 가지 방송에 출연하고 있고, 그 가운데는 그런 선정성 논란에 딱 걸려서 몇 주만에 막을 내린 프로도 있었다. 그런 에로틱한 방면으로는 면역력이 높다고 정평이 난 이 김구라조차도 가끔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아무튼 요즘은 밤에 케이블 TV를 틀어보면 대부분 채널에서 벗기 경쟁 아니면, 재연을 실제상황처럼 포장하는, 이른바 ‘페이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이 방송되고 있다. 신당동에 떡볶이 골목 생기고 장충동에 족발 골목 생기듯이, 요즘 케이블 TV란 동네를 보면 비키니 골목 아니면 페이크 골목이 생긴 셈이다.
물론 지상파 방송에 비하면 제작비 규모부터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케이블 TV라 지상파와는 뭔가 다르고, 뭔가 자극적인 것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모습이야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밖에 없을 거다. 문제는 이쪽이 ‘된다’고 하면 이쪽으로 우르르 몰려가고, 저쪽이 ‘된다’고 하면 또 저쪽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것처럼, 모든 케이블들이 너무 한쪽으로 쏠리는 것 아니냐는 거다.
케이블 TV의 특징이라면 무엇보다도 ‘다양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좀더 세분화된 분야와 관심사를 가지고 지상파에서는 다 커버하지 못하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게 사람들이 케이블을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텐데, 지상파에서도 ‘틀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비난이 있었던 것처럼, 케이블에서 ‘틀면 비키니’고 ‘틀면 페이크’, 이런 식이라면 시청자들도 금방 싫증 낼 수밖에 없지 않겠나.
이미 ‘옷 좀 입고 방송하라’는 말처럼 케이블 TV의 선정성이 위험수위니 뭐니 하는 논란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선정성과 페이크, 그 자체보다는 모두가 그 소재를 가지고 비슷비슷한 메뉴만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조폭 코미디 영화가 우르르 쏟아져 나오던 충무로처럼 언제 한꺼번에 ‘맛이 가 버리는’ 상황으로 가 버릴지 모를 일이다. 이제는 북적이는 비키니 골목이나 페이크 골목에서 좀 빠져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