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이스라엘 특수부대 요원들이 베이루트에 있던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본부를 덮쳤다. 한 해 전 뮌헨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 11명을 살해한 ‘검은9월단’에 대한 보복공격이었다. 뮌헨 테러를 기획했던 아부 유세프를 비롯해 간부 여럿이 목숨을 잃었다. 여장(女裝)을 하고 접근해 경비원들을 제거한 에후드 바라크 대원은 훗날 총리가 됐다. 특공대 팀장은 3년 뒤 엔테베공항 인질 구출작전을 지휘하다 전사했다. 역시 특수부대 출신인 그의 동생이 네타냐후 총리다.
▶이스라엘의 보복은 집요하고 치밀했다. 뮌헨 테러 직후 레바논과 시리아의 팔레스타인 캠프를 폭격해 수백명을 살상했다. 비밀팀을 조직해 테러 관련자 색출과 암살에 나섰다. 엉뚱한 사람을 죽여 비난받으면서도 7년간 세계 방방곡곡을 뒤져 관련자들을 모두 죽였다. 테러범 응징을 지시했던 골다 메이어 총리는 “도덕적으론 용납될 수 없겠지만 정치적으론 괜찮은 결정이었다”고 했다.
▶1986년 베를린 디스코텍에서 폭탄테러로 미군 2명이 죽고 200여명이 다쳤다. 미국은 리비아를 배후로 지목하고 즉각 전폭기 22대를 동원해 테러리스트 캠프와 공항, 군 기지들에 60�의 폭탄을 퍼부었다. 리비아 지도자 카다피의 양녀를 포함해 37명이 죽고 130여명이 부상했다. 이후 리비아는 테러집단 지원을 삼갔다.
▶테러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되갚는 것을 두고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적지 않다. 보복이 역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무고한 피해자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단호한 응징과 선제공격만이 유일한 테러리즘 대책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그럴 수 있는 군사·외교적 능력과 정보력, 국가적 의지가 있느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지난주 수원지검은 두 한국인 인질을 살해한 ‘성명 불상(不詳)’ 탈레반을 기소중지시켰다. 피의자의 신분과 소재가 확실치 않아 수사를 일시 중지하는 처분이다. 한국 정부와 대면협상을 벌였던 탈레반 대표가 바로 한국인 납치·살해 주범이었다는 보도가 어제 나왔다. 이제는 정부가 “살해범들을 끝까지 추적해 재판대에 세우겠다”고 천명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럴 능력이 있느냐를 떠나 선언적으로라도 국가가 국민 앞에 해야 할 다짐이다. 그런데 우리 정보기관 수장은 아프간 현지 카메라 앞에 나서 자기 공치사에 바쁘고 대통령은 그걸 잘했다고 하고 있다. 응징의 다짐은 영 듣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