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콘돌리자 라이스(Rice) 미 국무장관이 임기를 마친 뒤 스탠퍼드대 교수로 복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가 이 대학 학생신문 ‘스탠퍼드 데일리’에 실렸다. 라이스 장관은 1981년부터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교수로 근무했으며, 1994년에는 최연소이자 최초의 흑인·여성 부총장(provost)에 오른 스타 교수 출신이다.
그러나 라이스의 복귀 가능성에 교수들과 학생들의 반응은 차갑다. 돈 온스타인(Ornstein) 수학과 명예교수는 “라이스는 행정부에서 근무하면서 학문의 기본 가치, 즉 이성과 과학, 전문성과 정직을 쓰레기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학신문의 온라인 게시판의 반응은 훨씬 더 격렬하다. “제발 오지마, 라이스. 우리는 나라 전체를 도살한 사람이 우리 학교 강단에 서는 것을 원치 않아”라는 글이 온건할 정도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라이스가 한때 힐러리 클린턴(Clinton)이나 버락 오바마(Obama)를 제치고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이자 여성 대통령감으로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미국이 이라크전의 수렁에 빠지면서 ‘쇠락한 별’이 되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이런 세간의 평을 잘 아는 라이스는 남은 16개월 동안 국무장관으로서 새 유산을 남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실제로 북한과 이란, 중동 문제에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 이라크전의 ‘원죄(原罪)’를 씻을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