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는 한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총수입 규모 가운데 25%를 차지하고 팜 오일의 세계 최대 생산지인 자원 강국(强國)이다. 또 이슬람 회교 국가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중심국으로 큰 목소리를 내 국제 정치적으로도 아세안 무대에서 핵심 파트너이다.”
손상하(孫相賀·60) 말레이시아 주재 한국 대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가 독립 5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과 건국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한국인들과 기업들 사이에 최근 일고 있는 말레이시아 재발견(再發見) 현상은 의미있는 움직임”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단적으로 2003년까지 7000~8000명 남짓하던 현지 한인 교민 수가 4년여 만에 2만명으로 급등한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방안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1980년대 중반부터 실시한 ‘동방정책’으로 한국에서 연수를 한 공무원만 전국 방방곡곡에 3000명이 넘는다. 말레이시아 내부의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기를 잘 접목시켜 활용한다면 양국 관계 발전에 큰 기폭제가 될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전형적인 다민족 복합사회인데.
“그렇다. 소수 민족까지 포함하면 구성 민족만 50개가 넘는 이질적인 사회인데도 ‘국민 통합’을 최고 국정지표로 삼고 노력해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 리더십에 대한 존중 풍토가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제의 취약점이라면?
“토착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연구개발(R&D)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령 인구 1만명당 과학자 비율은 1990년 7명에서 2005년에는 25명으로 늘었지만 아직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평균을 밑돌고 있다.”
-중동이나 인도 진출 등과 관련해 말레이시아의 가치가 새로 주목받고 있는데.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 이외에 이슬람과 인도계 등이 많아 중동과 인도 진출에 유용한 전략적 교두보가 될만한 여건이 충분하다. 이슬람 국가이지만 국제화와 서구화의 세례를 받았으며 국제 정치무대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선린 관계를 강화하고 이를 지렛대로 삼아 적극 활용하려는 ‘룩 웨스트(Look West)적’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