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매죄로 미국에서 15년간 복역한 파나마의 전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Noriega·73·사진)가 조만간 프랑스에서 또다시 10년간 더 복역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미 마이애미 연방지법은 28일 미국에서 장기 수감 중인 노리에가의 프랑스 인도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노리에가는 다음달 9일 미국 형기가 만료되는 대로 다시 프랑스에 인도돼 불법자금세탁과 관련된 재판을 받을 전망이다.
프랑스는 노리에가가 프랑스은행을 통해 마약밀매 자금 300만 달러(약 28억원)를 세탁하고, 이 중 일부로 파리에 고급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본다. 1989년에는 궐석재판을 열어 자금세탁 혐의로 노리에가에게 10년형을 선고했다. 따라서 노리에가가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으면 10년 징역형이 확정될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
노리에가는 1989년 12월 미국의 파나마 침공으로 실권(失權)했으며, 다음해 1월 미군에 투항해 1992년 마약밀매죄로 미국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최근 형기 만료를 앞두고 자신이 미군의 파나마 침공에 희생된 '전쟁포로'인 만큼 제네바 협약에 따라 출소 후 프랑스가 아니라 고국인 파나마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노리에가
파나마에서 출생한 노리에가는 한때 미국 마약단속국의 정보원 노릇을 했었고, 로널드 레이건(Reagan), 조지 H W 부시(Bush) 대통령의 강력한 동맹자였다. 그러나 파나마 운하조약에 따른 미 조차지대(파나마 국토의 5%)를 돌려받는 시점(2000년)을 앞두고, 미국과 사이가 틀어졌다.
노리에가는 1969년 오마르 토리호스(Torrijos) 장군의 군사쿠데타 이후 군정에 참여했으며, 파나마 정보책임자로서 1981년 대통령 토리호스가 비행기사고로 사망하자 권력을 장악했다. 그러나 그가 사치스러운 생활을 위해 마약 밀매에 깊숙이 개입하고, 쿠바·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등 반미(反美)세력과 교류를 쌓아가자, 미국은 2만명의 미군을 동원해 파나마를 침공했다. 미국은 노리에가를 법정에 세워 40년형을 선고했고, 이후 15년으로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