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金鉉宗·48) 변호사는 미국에서 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뒤 서른 살에 귀국한 미국 변호사다. 12년간 외교통상부의 통상 분야를 고문해 주다 아예 통상교섭조정관으로 취직한 지 1년만인 2004년부터는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다. 지난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시킨 그는 8월초 유엔대표부 대사로 임명됐다.
한미법률재단에 따르면 뉴욕 일대에서 활동중인 한국계 미국 변호사만 3800여명이다. 미국 전체에서 한국 변호사는 1만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상당수 변호사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뉴욕 소재 한미법률재단 원종곤 대표는 “올 들어 FTA 체결이 가시화되면서 10여개 소규모 로펌이 한국 진출의사를 비치고 있다”고 했다. 원 대표는 “이곳의 로펌들이 한국에 사무실을 알아본 곳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최진수(42) 변호사는 지난 1일 동료 변호사 4명과 함께 ‘임, 최&서 LLC’ 로펌을 뉴저지에서 열었다. 3명은 1.5세이고 2명은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닌 유학파다. 각자 사무실을 운영하던 이들이 힘을 합쳐 로펌을 설립한 것은 한국 법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최 변호사는 “FTA 협정이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5월쯤 서울에 지사를 내고 국제소송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인 변호사들도 한국 시장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로펌은 변호사 100명 이상을 고용한 중대형 로펌부터 5~10인의 소형 로펌까지 다양하지만 중소형 로펌들이 더 적극적이다.
미국 로펌들은 내년 하반기에 한·미 무(無)비자 통행이 실현되면 한·미 연계 법률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LA 소재 한국계 로펌 ‘리&켄트’는 FTA가 발효되면 현재 서울 강남 신사동에 있는 투자이민공사 지사를 법률사무소로 승격시키고 한국 변호사들을 고용할 예정이다.
국내 로펌들은 이들의 대거 귀국을 우려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굴지의 로펌 대표는 “한국계 미국 변호사들은 한국어와 영어, 미국법과 한국문화에 익숙한데다 국내에 폭넓은 인맥을 가졌기 때문에 이들의 대거 귀국은 국내 법률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