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원 옆에서 조그마한 식당을 한 지도 10년 가까이 되었다. 언제나 아픈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라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이제는 몸이 불편한 손님을 보면 문을 열어주어 의자에 앉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얼마 전 오후, 연세가 많아 보이는 노부부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두분 다 기력이 없으신지 걷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식사를 주문하시기 전에 할머니께서 화장실이 급하시다 하시기에 안내해 드렸더니, 한참 후에 내게 살며시 와서는 “물을 내리지 못했어, 어쩌나…” 하신다. 아마도 물 내리는 버튼을 찾지 못하신 것 같았다. 그래서 “할머니, 걱정 마세요. 조금 이따 제가 가 볼게요” 했더니, 옆에 있던 할아버지께서 어려운 걸음걸이로 화장실로 가려고 하셨다. “그냥 계시지요” 하니 “아니야, 바쁜데 그러면 되나. 그사이 누가 들어가면 기분이 좋을 리 있나” 하시면서 기어이 뒷정리를 하고 오셨다. 다음에 사용할 사람을 위한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배려에 하루 종일 일하는 게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