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효과가스 감축문제는 금세기 인류가 안고 있는 최대 난제 중 하나다. 세계는 지금 이 문제 해결의 이니셔티브를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던 부시 미 행정부도 석유 등 화석에너지 절약과 대체에너지 개발에 신경을 쓰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EU는 이미 2012년에 교토의정서의 시한이 끝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온실효과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1990년에 비해 20% 감축하는 목표를 세웠다. EU 국가들은 1990년대 초 탄소세를 도입하였으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적극 이용, 배출권거래제도 운영 등 지구온난화 대책에서 세계를 이끌어 왔다. 카본(석탄)으로 산업혁명을 일으킨 EU가 카본(이산화탄소) 삭감을 통한 환경혁명으로 세계를 다시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은 지난 6월, 독일 하일리겐덤에서 열렸던 주요 선진국(G8) 정상회담에서 세계 온실효과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현 수준보다 50% 삭감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러자 EU는 삭감기준을 더 엄격하게 하고, 50% 감축을 아예 의무화하자고 한술 더 떴다. 그간 교토의정서 의무 삭감국에서 제외되었던 우리나라도 2013년 이후의 포스트 교토의정서에서는 의무삭감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제 온실효과가스 문제는 우리나라에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닌 발등의 불이다.
일본의 경우 교토의정서 체결 시 의장국으로 그간 범국가적인 온실효과가스 감축 노력을 펴왔다. 탄소세 도입 추진과 각종 에너지관련 세제 개혁, 차종·사용연료·적재율에 따른 물류비용 지원 등 기존 세제와 공공정책을 환경친화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이미 70년대 오일쇼크 때부터 국가 전략 차원에서 태양광, 풍력, 지열, 조력 등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에너지의 개발보급을 위한 소위 ‘선샤인 프로젝트’를 진행, 오늘날 태양전지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톱 수준인 36.8%(2006년)를 점유하고 있다. 기업도 우리나라의 전경련에 해당하는 게이단렌을 중심으로 2010년까지 산업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 이하로 억제할 것을 약속한 ‘환경자주행동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국민 또한 일상 생활에서 환경에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환경가계부를 작성하는 소위 ‘그린 컨슈머리즘’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도 공공정책, 기업의 생산방식, 국민의 라이프스타일 구석구석에 인이 박여 있는 화석에너지 의존 체질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탈탄소 사회로의 이행은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은 물론 에너지주권과 국가 경쟁력 확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 흐름을 주도하지 못하면 일류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 온난화 대책은 이제 국운이 걸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