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첫 당직 인선이 산고(産苦)를 겪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초 당 사무총장과 후보 비서실장 등의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당 조직의 ‘전투력’과 ‘화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26일 밤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느긋한 표정이었다. 이 후보는 “1년 반 만에 테니스를 2게임 반이나 쳤더니 힘이 난다”고 했다. 첫 인선 시기를 묻자 “원내대표 경선이 있는 내일은 발표가 없다”고 했다. 선대위 구성에 대해서도 “아직 1~2개월이나 남았는데 뭐가 급하냐”며 “지난 대선 때 우리가 왜 졌느냐. 의원들이 각자 지역에서 열심히 하면 되지 왜 후보 주변에서 북적거리느냐”고 했다. 선대위의 군살을 빼겠다는 ‘슬림(slim)화’ 구상도 밝혔다.
이 후보는 ‘박근혜 사람’을 선대위에 참여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우리 사람들도 어디에 얼마나 집어 넣을지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쪽 사람들까지…”라며 “박 전 대표는 나로서야 빨리 만나고 싶지만 사람이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만나는 것은 늦을수록 좋다”고 했다.
이 후보가 첫 인선 발표의 뜸을 들이고 있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인물을 정해놓고 자리를 맡기기보다는 그 자리에 필요한 기준을 ‘중립인사’ ‘충성심’ 등으로 먼저 정하고, 사람을 구하는 이 후보 스타일 때문이라고 측근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당 사무총장의 경우 3선 의원에서 찾았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선 급으로 내려갔다. 이 후보 측근들은 이방호(경남 사천), 안경률(부산 해운대·기장을) 의원 등을 추천하고 있으나 경량급이란 반대도 적지 않다.
이처럼 첫 인선을 준비 중인 이 후보의 스타일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밀어붙이기형(型)’과는 전혀 다르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자신의 카드를 손에 쥔 채 주변의 의견을 구하며 고민을 거듭한다는 점에서 ‘햄릿형’, 또는 인사논의가 언론에 새나갈 경우 불호령을 내린다는 점에서는 ‘YS (김영삼 전 대통령)와 비슷하다’는 얘기도 듣는다.
한편 27일 실시될 원내대표 경선은 단독 출마한 안상수 의원이, 정책위 의장은 이한구 의원이 사실상 확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