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판소리 ‘이순신가’ 완창본이 출간되었다. 40여년 판소리를 해온 김영옥(60)씨가 직접 썼다. 이를 불러보면 4시간 분량이다. 소리를 하는 이가 직접 쓰는 경우는 그 예를 찾기 어렵다. 소리하지 않은 이가 쓴 것도 김지하씨의 ‘똥바다’를 겨우 찾을 정도이다. 그만큼 판소리는 전승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판소리를 배우는 청소년들이 이별가를 부릅니다. 제대로 이해하고 부르는지 안타까웠지요. 그래서 이들에게 맞는 창작 판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콩쥐 팥쥐’ 등 여러 작을 시도한 것이 배경이라면 배경이 되겠지요.”

그러나 처음의 시도는 문학성과 예술성을 가질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을 소재로 창작 판소리를 만들 것인가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여수시립국악단에 있을 무렵 ‘이순신 장군의 효(孝)’을 주제로 창작 단막극을 올렸다. ‘난중일기(亂中日記)’중에서 가슴을 뜨겁게 파고드는 시 몇 편과 상상력을 동원했다. 그 때 시민 관객들의 반응이 놀라웠다. 이것을 계기로 충무공의 문헌과 자료를 섭렵했다.

“세상을 내려다보고 계시는 큰 어른을 모시고 싶고, 지혜와 자비를 일러주실 지도자가 간절히 그리웠습니다. 바로 충무공 이순신을 판소리로 환생하여 돌아오시게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무려 6년이 걸렸다. 처음 완창본을 부르는데 2시간 20분이 걸렸다. 계속 다듬었다. 이순신의 청년기 방황, 그의 부부애, 부하와 백성을 애틋하게 여기는 자비심, 발굴해낸 ‘산아지 타령’ 등을 보태었다.

“우선 내용을 가지고 쓰지만 운율과 장단이 맞아야 합니다. 그래서 직접 제가 부르며 수정하는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부르고 또 부르고 쓰고 또 썼습니다.”

지금까지 여섯 번에 걸쳐 완창공연을 했다. 그러므로 실제 판소리를 하는데 문제가 없고, 문학성과 예술성을 가질 수 있다고 그는 확신에 차 있다. 그는 “앞으로 굉장히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8일에는 해인사에서 스님들을 모시고 완창했다.

“앞으로 이 창본을 바탕으로 뮤지컬, 창극, 오페라, 창작무용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애초 그는 중·고교시절, 그리고 서라벌예대에서 가야금을 주로 배웠다. 모교인 순천여고에서 음악을 가르치면서 판소리를 접했다. 한농선(2002년 작고,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였다) 선생님으로부터 14년간 소리를 배웠다. 그래서 흥보가를 13회 완창하는 등 왕성하게 국내외 공연을 해왔다.

오는 10월 해사와 육사, 그리고 충남 아산에서 자신이 쓴 ‘이순신가’를 완창할 예정이다. 주로 여수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법정 스님은 그에 대해 “40여년 전 만 하더라도 가야금을 타고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오늘이 있기 까지 홀로 감내해야 했던 가슴앓이의 응어리가 소리를 피어난 것이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