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행동은 한국야구를 깔보고 있다는 증거다."

SK 김성근 감독이 두산 다니엘 리오스의 투구폼에 대해 부정투구 의혹이 짙다며 강하게 발언했다.

22일 잠실구장. 전날 두산과의 경기에서 또 리오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기자들의 말에 김 감독은 "리오스 잘 던진다. 하지만 큰 문제가 하나 있다"며 갑자기 앉아있던 벤치에서 일어섰다. 직접 리오스의 투구폼을 재현하기 위한 것.

김 감독은 리오스 특유의 '상체를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포수의 사인을 보는 자세'를 잡은 뒤 "이 자세에서 몸을 뒤로 빼면서 두 손을 모으는 순간 바로 공을 던진다"며 투구동작을 천천히 보여줬다. "두 손을 모은 다음에는 모든 동작이 멈춰야 한다. 그래야 타자들이 타격준비를 한다. 그게 세트포지션이 있는 이유다. 그런데 리오스처럼 던지면 언제 던지는지 어떻게 알고 타이밍을 잡는가. 게다가 주자도 스타트를 끊을 수가 없다"라며 분명한 '부정투구'임을 강조했다. 21일 2회초 심판에게 그 사실을 항의했지만 '주의해서 보겠다'는 말만 들었을 뿐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그런 식으로 몸을 뒤로 빼다가 바로 던지는 모션에서 탄력까지 얻어내 구속에서도 이득을 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보크 판정을 줘도 벌써 몇번을 줘야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이런 나쁜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지 않으면 아주 마음놓고 변칙동작을 취한다. 이는 명백히 우리나라 야구를 깔보는 행위"라며 "국제룰로 가는 것이 목표아닌가. 규칙위원회에서는 정확한 지침을 내려 일선 심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 감독은 리오스 이외에도 랜들이 와인드업 하기 직전까지 공을 쥔 손이 뒤쪽으로 돌아가 있는 점, 가끔 다른 용병투수들이 공을 쥔 손으로 사인을 넣는 행위 등이 모두 보크라며 국제 대회를 위해서라도 이런 것에 대한 규정은 엄격하게 적용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노경열 기자 scblog.chosun.com/claude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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