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李明博) 한나라당 후보는 가족의 힘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우선 둘째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중요한 정치적 후원자다. 이 후보는 결혼한 지 37년 된 부인 김윤옥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두었고, 이들은 이 후보가 선거를 치를 때마다 똘똘 뭉쳐 가장(家長)을 돕고 있다. 사위들의 배경도 화려하다. 그러나 형제와 자녀, 처가와 사돈 때문에 차명재산 의혹, 위장전입과 재벌 혼맥 논란도 빠지지 않고 제기됐다.
◆어머니와 둘째 형의 음덕
이 후보는 가난한 목장 노동자인 아버지 이충우(1981년 작고)씨와 어머니 채태원(1964년 작고)씨 사이에서 4남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손위 누이와 남동생은 한국전쟁 때 미군 폭격으로 사망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생활력 강한 어머니를 존경하면서 성장한 이 후보는 장로가 됐고, 정치인으로서 기독교라는 거대한 지지기반을 마련했다.
둘째 형인 이상득 부의장은 이 후보에 앞서 동지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상대를 나와 코오롱에 입사해 나중에 이 회사의 사장이 됐다. 이 후보는 ‘가난한 집안의 기둥’인 형에게 밀리지 않으려 고려대 상대를 나와 현대건설에 들어갔다. 포항에서 이 ‘가난한 집의 출세한 형제’는 유명했다고 한다.
이 부의장은 정치도 먼저 시작했다. 이 후보가 1992년 정치에 입문할 때 “정주영 회장이 정치를 하려는데 난 사표를 내고 여당(당시 민자당) 전국구를 받겠다”고 의논하자, 이 부의장은 “형제가 같은 당인 것이 모양새는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 부의장은 동생이 서울시장과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발로 뛰며 도왔다.
이 후보는 반면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어린 시절부터 큰 형과 친하게 지낼 기회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큰형은 이 후보가 현대건설 사장일 때 현대차 하도급업체를 차려 큰 돈을 벌었고, 현대그룹으로부터 도곡동 땅을 사고 팔며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 때문에 이 후보는 경선과정 내내 차명재산 의혹에 시달렸고 아직도 불씨가 남아있다.
◆부인과 유복한 처가
이명박 후보는 현대건설 입사 5년 만에 이사로 승진해 승승장구하던 1970년 동지상고 은사의 소개로 만난 김윤옥씨와 결혼했다. 결혼기념일을 잊지 않으려고 자신의 생일인 12월 19일에 결혼했다고 한다. 그런 이 후보가 올 12월19일 대선에 나서게 된 인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부인 김씨는 고향이 진주다. 공직을 지내고 건설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를 둔 유복한 가정 출신이며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김씨는 "결혼하고 나서야 시집이 그렇게 못 사는 줄 알고 놀랐다"며 "돌아가신 시어머니 대신 남편이 시집살이를 톡톡히 시켰다"고 한다.
김씨는 소탈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선거유세 때 지지자들 틈에 섞여 “이명박”을 연호하거나 수다를 떨기도 하고 “선거 때만 되면(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니) 살이 찐다”는 하소연도 스스럼 없이 한다.
남편의 정치활동에서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이화여대 학맥을 활용해 지지세를 넓히고 경선 막판에 충청도 등 취약 지역을 돌며 총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의 서울시장 시절 “숨겨둔 자식이 있다”는 소문이 돌자 김씨가 “여기 데려와라, 바쁜데 일 좀 시키게”라고 답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이 후보는 부인에 대해 “항상 긍정적이고, 도무지 걱정을 안 하는 사람이다. 같이 있으면 내가 힘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김씨의 동생인 김재정씨는 이 후보를 차명재산 의혹에 시달리게 했다. 두 형이 일찍 세상을 뜬 뒤 가업을 물려받은 김씨는 사돈인 이상은씨와 친하게 지내며 ㈜다스를 공동 설립했고, 역시 잦은 토지매매 등으로 의혹을 낳았다. 김씨는 경선 전 검찰이 ‘도곡동 땅 등이 처남 김씨의 소유가 맞다’고 인정, ‘명예’를 회복하기도 했다.
◆1남 3녀… 재벌과 사돈
이 후보는 딸 셋을 먼저 낳고 아들을 두었다. "나처럼 고3 넷을 키워봐야 보육과 교육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 경선과정에서 자녀의 명문교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 사실이 밝혀져 이 후보가 사과하기도 했다.
장녀 주연(36)씨와 차녀 승연(34)씨는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기악을 전공했고, 막내 수연(32)씨는 이화여대 미대를 나왔다. 모두 출가해 전업주부로 있으며 자녀를 둘씩 낳았고, 이 후보가 선거에 나설 때마다 수행비서·코디네이터·선거운동원 노릇까지 했다.
큰사위는 검사 출신으로 현재 삼성화재 법무담당 상무보인 이상주(37)씨, 둘째 사위는 서울대병원 내과 전문의 최의근(34)씨, 셋째 사위는 한국타이어 부사장 조현범(35)씨다. 셋째 딸이 초등학교 동문인 조씨와 연애결혼 하자 이 후보는 효성그룹과 사돈이 돼, 멀게는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과 SK그룹으로 이어지는 방대한 대한민국 재벌·권력 혼맥에 빠짐없이 등장하게 됐다.
이상득 부의장을 통하면 LG그룹과도 사돈이 된다. 이 후보의 사돈 조석래 회장은 경선 전 "경제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아들 시형(29)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국내 외국계 금융사에서 일하다 퇴사했으며, 미혼이다. 이 후보는 노동자 시절 얻은 기관지확장증으로 병역이 면제됐지만, 아들은 육군 최전방 부대에서 병역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