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으로 사형당한 희생자 8명의 유족들이 국가로부터 245억원의 손해배상과 32년 늦게 지급하는 지연손해금까지 합쳐 총 637억여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8부(재판장 권택수)는 21일 고 우홍선씨 유족 등 4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가 희생자 가족당 27억~33억원씩 배상해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이 희생자 본인 1명에게 배상하라고 한 10억원과 총배상액 245억원은 역대 국가 배상액 중 최대 규모이다. 법원은 또 1975년부터 32년간 연간 5%씩의 지연손해금까지 지급하도록 했다. 손해배상 책임은 불법행위를 한 시점에 발생하기 때문에 배상액을 75년에 줬어야 하는데 32년 지난 2007년에 지급하기 때문에 지연손해금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연손해금은 민법의 이자율에 따라 원래 배상액에 연간 5%씩의 단리(單利)로 이자가 붙어 총액수는 637억여원이 됐다.

재판부는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할 임무가 있는데, 국가권력을 이용해 사회 불순세력으로 몰아 소중한 생명을 뺏음으로써 8명과 가족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30년간 유족들이 사회적 냉대, 신분상 불이익과 경제적 궁핍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했으므로 피해자 본인에게는 각 10억원, 아내나 부모에게는 6억원, 자녀들에게는 각 4억원 등의 위자료를 주라”고 했다.

국가측은 손해배상 청구권 시효가 소멸됐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유족들이 과거 판단이 잘못됐다고 인정받기 전에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며 소멸시효를 주장해 불법행위 책임을 면하려는 것은 구차하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유신정권에 반대해 민주화운동을 하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휘말려 사형선고를 받았던 8명이 올해 초 32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자,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34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선고 직후 서울중앙지법 기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상 판결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대한 사법적 명예회복”이라며 “배상액 중 일부를 희생자 추모사업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