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선거는 끝나지 않았다. 끝까지 긴장 풀지 말라. 오늘 밤은 ‘금주령(禁酒令)’이다.”
이명박 경선 후보는 19일 밤 여의도 캠프에서 마지막 회의를 주재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밤 9시쯤 실무진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한 뒤 “내일을 위해 준비할 것이 많다”며 사무실을 나섰다. 비서에겐 “20일 출근은 평소보다 2시간 늦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회동 자택에서 가족과 저녁식사를 한 뒤 후보 수락 연설문에 담을 메시지를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호를 참고 있던 캠프 관계자들은 이 후보가 떠난 뒤에야 서로 껴안고 “수고했다”며 승리를 장담하는 모습이었다. 자정까지도 이들은 사무실에서 언론 보도를 지켜보거나 인근에 삼삼오오 모여 지지율 격차를 예상하며 “이 정도면 일 대 일 구도에서 낙승이다” “빨리 당을 수습해야 한다”고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 후보는 투표가 끝난 8시까지도 수뇌부와 회의를 하며 긴장을 풀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특히 투표 초반 자신의 텃밭인 서울과 경기지역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캠프 밖에서 외부 인사를 접촉해 경선 이후 구상을 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캠프에 하루 종일 머물며 직접 투표 독려에 나섰다.
이 후보는 막판에 “어렵고 힘들었다”는 말을 유독 많이 했다.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박근혜 후보와의 경쟁, 반 년간 지속된 검증 공방과 국가정보원·검찰과의 갈등을 회상하며 ‘그래도 잘 헤쳐 왔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듯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8일도 캠프에서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밤 11시50분까지 약 300통의 전화를 했다. 부인 김윤옥씨와 세 딸도 나와 전화통을 붙잡았다.
이 후보는 19일 오전 7시에 집을 나서면서도 “아이고, (경선이)정말 힘들었다”고 했고, 부인 김씨는 “얼굴 확 펴고 자신감 가지라”고 했다. “좋은 꿈 꾸었느냐”고 기자가 묻자 이 후보는 “좋은 꿈은 (대선인) 12월 19일에 꾸려고 한다”고 했다. 7시15분 서울 종로구청에서 투표를 마친 이 후보는 투표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당원이 어려운 과정에서도 저를 끝까지 지지해준 것을 보면 오늘 더 큰 지지가 있지 않겠나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