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8일 전당대회를 열어 ‘민주신당’과의 합당을 결의하고 간판을 내렸다. 親盧친노 세력이 2003년 11월 노무현 대통령을 공천하고 당선시킨 민주당을 부순 뒤 ‘100년 정당이 되겠다’며 출범시킨 당이 3년9개월 만에 이 꼴이 된 것이다. 열린우리당 폐업 행사는 시작 후 두 시간이 되도록 폐업 의결 정족수도 채우지 못했다. 행사장도 욕설과 고함, 몸싸움으로 시종 어수선했다 한다.

정세균 당의장은 그 자리에서 “(능력이) 부족해 개혁을 성공시키지 못한 점을 겸허히 반성한다”며 국민에게 사과했다. 전당대회 의장도 “우리는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했으며, 우리에게 찾아온 교만이 먹구름과 거대한 폭우가 돼 우리당을 강타했다”고 했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이날 전당대회는 아무 조건 없는 ‘당 閉業폐업·해산 선언대회’가 됐어야 했다. 최소한 핵심 인사 몇몇이라도 그 자리에서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해 반성하는 시늉이라도 냈어야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이 폐업 전당대회에서 결의한 것은 “(민주신당으로) 대통합을 이뤄내 반드시 12월 대선에서 승리하자”는 것이었다. 열린우리당 실패와 이 정권 失政실정의 주역인 전직 당의장들과 원내대표, 국무총리와 장관들은 이미 ‘민주신당’ 간판을 달고 다음 대통령이 돼보겠다고 뛰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얼마 전까지 열린우리당 명함을 돌리던 국회의원 138명이 이제는 민주신당 명함을 돌리고 있는 것뿐이다.

정당이 잘못해 국민에게 빚을 지면 선거에서 국민에게 그 빚을 갚아야 한다. 이것이 책임 정치의 기본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4년간 국민에게 엄청난 빚을 져 놓고 막상 대선이 다가 오자 빚을 갚지 않기 위해 민주신당이라는 ‘僞裝위장 회사’를 세웠다. 회사가 은행 빚을 갚지 않기 위해 가짜로 폐업하고 다른 회사를 세우는 범법 행위와 다를 게 없다. 이런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묻고 벌주는 일은 유권자들이 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