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식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좁은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연일 계속되자 기상청 예보관들이 당황하고 있다. 기상청 예보의 경우 보통 대도시를 단위로 이뤄지는데, 한 도시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비가 내리는 양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예상이 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8일 경남 지역에 30~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이날 경남 거창에는 무려 157.5㎜의 비가 내렸다.
이번 말고도 기상청은 올해 몇 차례 굵직한 오보(誤報)를 내 원성을 샀다. 대표 사례가 지난 1월 25일 내린 대설(大雪)특보였다. 26일 오전부터 서울 등 중부지방에 최고 10㎝ 정도의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며 예비특보를 발령했지만, 정작 서울과 경기 지역엔 1㎝ 미만의 눈만 내려 주말 야외활동 계획을 접었던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같은 달 29일엔 다음 날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지방에 3~8㎝, 서울·강원·영동 지방에 1~5㎝의 눈이 올 것으로 예보했으나 역시 적설량은 1㎝ 미만에 그쳤다. 잇따른 폭설 관련 오보에 대해 기상청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전국에 비가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빗나갔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빗방울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7월 1일엔 40~80㎜ 수준의 비가 내릴 것이라던 충남·경남 지역에 90~140㎜ 가량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무조건 선진국과 비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지역적 특성도 감안해 달라”고 변명하고 있다. 기상청 김승배 통보관은 “우리나라는 산이 많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기류가 급격히 변한다”며 “특히 편서풍이 부는 우리나라에선 서해와 중국의 관측정보가 필요한데 중국 쪽의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경대학교 환경과학과 변희룡 교수는 “이번 국지성 집중호우는 장마 종료와 함께 사라졌던 아열대 제트기류가 다시 생겨나면서 발생했다는 특징이 있지만 기상청은 이런 식의 분석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