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렇게 작은 책도 있었네.”

크기가 어른 손바닥보다 작은 책만을 모은 이색 전시회가 부천에서 열리고 있다. 8월말까지 부천교육박물관에서 열리는 ‘좁쌀 책 전시회’다. 부천교육박물관이 책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했다.

전시회에는 300여 종의 미니 북(좁쌀 책)이 전시된다. 가장 큰 책이라야 가로, 세로 각 10㎝이하다. 고전·문학·교육·종교·만화·유머·미술·가요집 등 종류도 다양하다.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일본·북한에서 발간된 책들도 있다. 발간 시기는 조선 중기부터 2004년도까지이다.

가장 작은 책은 만화 ‘홍길동의 모험’으로 가로, 세로가 각각 2.7㎝밖에 안 된다. 만화가 김용환이 1948년에 만든 원작을 부천만화정보센터가 2004년 축소해 다시 제작한 것이다.

좁쌀 책은 주로 성경과 찬송집, 불경 등 종교 관련서와 아동 학습서가 많다. 일반인들이 손쉽게 접하고 휴대가 간편하도록 작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종교서인 불자수심경(佛子修心經)은 가로 3.5㎝, 세로 5㎝에 불과하다. 1970년대에 발행된 1800자 한자사전(3.0×4.5㎝), 영한사전(5×3.5㎝)도 매우 작아 눈길을 끈다.

▲ ‘좁쌀 책’전시회에 전시중인 미니 책들. 책이 너무나 작아 한쪽 손바닥에 3권을 올려 놓을 수 있을 정도다.

조선시대 중기에 발간된 것으로 추측되는 논어·맹자 5권짜리는 각권의 크기가 가로 7㎝, 세로 10㎝이다. 한자가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 광복 직후에 발간된 ‘열하일기’와 ‘소월시집’, ‘이태준 단편선’, ‘박씨 부인전’ 등 문고판도 선보여 당시의 출판 문화를 보여준다.

외국책으로는 중국의 ‘삼국지’와 탐정만화인 ‘반궤’, 미국의 ‘미니 바이블’과 소설 ‘포카혼타스’, 일본 소설 ‘금실은실’ 등이 있다. 크기가 모두 10㎝가 안 된다. 북한에서 발간된 책들은 대부분 소설과 동화책이며 크기가 10㎝가 넘어 출판 기술이 상대적으로 뒤처짐을 엿볼 수 있다.

전시된 책들은 민경남 관장(65·부천시 원미구 중동)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애장품이다. 민 관장은 20여년 전부터 미니 책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동네 헌책방을 뒤지다가 전국을 누볐다. 특히 개발의 바람이 부는 곳을 중심으로 직접 찾아다녔다. 민 관장은 “헐리는 오래된 집에 가 보면 뜻하지 않게 귀한 책이나 자료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경기도 화성 동탄 개발지를 찾아가 미니 책 2권을 손에 넣기도 했다. 서울 인사동의 고서점에는 생각보다 미니 책이 별로 없다고 한다. 서점들이 수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취급을 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부천교육박물관은 원미구 춘의동의 종합운동장 안에 있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중고생 800원, 유치원생과 초등생은 600원이다. 작은 글씨와 내용을 잘 살피려면 돋보기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이다. 주차료는 1000원. ☎661-12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