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구출을 위해 무력사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무니르 망갈(Mangal) 아프가니스탄 내무차관은 28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정부 협상팀이 탈레반측과 더 많은 회담을 가지려 하지만, 대화에 실패하면 다른 수단에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수단이 무력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실제 아프가니스탄 군경(軍警)은 지난 22일부터 인질들이 억류된 가즈니주 카라바그 주변에 배치돼 포위망을 형성했다. 또 일본 NHK 방송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인질 구출작전에 대비해 전문 특수부대를 현지에 파견할 준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구출작전이 펼쳐질 경우,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반대해온 미군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 마이클 모슬리(Moseley) 미 공군참모총장은 27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최첨단 무인 공격기 ‘MQ-9 리퍼(Reaper)’ 4대를 곧 아프가니스탄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출작전으로 인질들이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Ahmadi)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방어할 전사(戰士)가 충분하다”면서 “(방어에) 실패하면 인질들을 죽이겠다”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또 구출작전에 대비해 인질들을 2~3명씩 나눠 근처 100여개 마을 중 일부에 분산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력과 화력을 앞세운 미군과 나토군이 ‘속전속결’식 작전을 편다 해도 여기저기 흩어진 인질 22명 모두를 무사히 구출하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질 중 유정화(39)씨로 추정되는 인물도 28일 로이터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발 전쟁은, 전쟁은 안 된다”고 애원했다.
탈레반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지 지형지물에 익숙해 기동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최근 화력도 좋아졌다는 평가다. 지난 22일 남서부 님로즈에선 탈레반 무장세력이 열추적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을 쏴 3300m 상공을 날던 미군 대형 수송기 C-130을 격추시킬 뻔한 일이 있었다고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29일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탈레반의 화력(소총·로켓포·박격포 등)에 비하면 진일보한 무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