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밤 탈레반 대변인과 아프가니스탄 정부 협상팀 등은 한국인 인질 1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왜 인질을 살해했을까.
실제로 살해됐다면 탈레반측은 자신들이 언론에 계속 주장해 온 ‘인질·포로 맞교환’ 요구가 단지 돈을 받아내기 위한 ‘표면적 이유’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1명을 희생시켰을 수 있다. 이 맞교환 요구 관철을 위해, 이를 끝내 거부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협상 내내 탈레반 수감자 8명과 한국인 인질 8명을 맞교환하자는 탈레반 쪽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탈레반측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이 때문에 인질 한 명을 총으로 쏴 죽였고, 요구가 수용 안 되면 더 죽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측은 이런 주장을 내놓기 전, 8명의 석방 대가로 아프가니스탄 정부로부터 거액을 건네받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희생자가 ‘피랍’이란 극단적인 환경에서 발생한 스트레스나 병으로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 AP 및 교도통신은 아프가니스탄 현지 경찰을 인용해, “탈레반 관계자가 ‘인질이 아파서 걷질 못했고, 그래서 총에 맞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DPA 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정부 협상 멤버의 말을 인용해, “여성 인질 1명이 병사(病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탈레반은 병으로 사망한 인질의 시신에 고의로 총을 쏜 뒤 ‘총살’로 둔갑해 발표했을 가능성도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다른 곳에서 피랍됐다가 총상 입은 시신으로 발견된 독일 인질 1명도 이렇게 숨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독일 정부가 정밀 부검을 준비 중이다. 독일인 희생자의 경우에도 탈레반이 아픈 인질을 관리하는 데 부담을 느껴 사살했거나, 병사한 시신에 총질을 해 자신의 과격성을 증명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