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상반기, 가요계 첫 왕좌에 오른 것은 ‘배우’ 김아중이 부른 영화 ‘미녀는 괴로워’ 삽입곡 ‘마리아’였다. 그리고 6개월. 하반기의 시작은 tvN 드라마 ‘위대한 캣츠비’의 삽입곡 ‘소 프레쉬(So Fresh)’다. 극중 주인공인 ‘전 방위 연예인’ MC 몽(본명 신동현·28)이 부른 곡이다.
‘위대한 캣츠비’는 케이블방송임을 감안해도 평범한 0.8~0.9%의 시청률. ‘미녀는 괴로워’ 같은 ‘대박 콘텐트’와는 거리가 멀다. 노래는 스스로의 힘으로 정상의 인기를 얻은 것이다.
“저도 얼떨떨해요. 별다른 홍보도 안 했는데, 하루에 3만건이나 다운로드된다고 하니…. 누구나 꿈꾸는 애틋한 사랑을 부풀리지 않고 솔직하게 노래해 호응을 얻는 건 아닐까요? 어디 잘난 구석 하나 없는 평범한 놈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라 더 가슴에 와 닿을지도 모르죠. 같이 노래한 태우(김태우)와의 호흡도 좋았고요.”
“하늘에 걸린 별이라도 따야 웃는다면 끝까지 따는 나야”, “너 때문에 돈이라도 벌려고 뛰어”라고 이어지는, 직설적인 가사는 투박한 느낌마저 든다. 이를 쓴 MC 몽은 “내가 모르는 말, 공감할 수 없는 표현은 노랫말로 쓰지 않는다”고 했다. ‘위대한 캣츠비’의 주인공 캣츠비는 외무고시를 준비하다 포기하고 친구에게 빌붙어 먹고사는 백수 인생. 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물불을 안 가린다. “못난이, 삼류, C급 인생이라도 내 사랑만은 지키려고 하는 캣츠비에게서 영감을 얻었어요. 사랑 노래는 진심이 담겨 있지 않으면 힘이 없죠.”
99년 힙합 그룹 ‘피플 크루’의 래퍼(rapper)로 데뷔한 MC 몽. 8년이 지난 지금 그는 여전히 랩을 하지만 오락 프로그램, 영화, 드라마를 오가면서 사람들을 웃기고, 연기하며, 노래하는 ‘연예인’ 같은 느낌뿐이다. “힙합정신 같은 건 신경 안 쓴다”는 그는 “ ‘광대’나 ‘딴따라’로 불러달라”고 했다.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연기든 노래든 DJ든 다 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남자인 저를 찾아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죠.”
그에게는 ‘헝그리 정신’이 있다. 아버지 사업이 망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때밀이, 군고구마 장사, 신문배달, 민박집 호객꾼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그 와중에 이혼한 아버지는 가정을 떠났고 보험영업을 하는 어머니 덕분에 고등학교를 마쳤다. “지금까지 어머니한테 만 원 한 장 받아본 적 없다. 교복도 제가 돈 벌어서 샀다”고 했다. 학창 시절엔 “조용하고 얌전한 학생”이었지만 다만 학교에 가는 걸 싫어했던 게 문제. “당시 같은 반에 고교생 가수로 잘 나가던 이지훈이 있었어요. 연예 활동을 하니까 학교 빠져도 문제가 없더라고요. ‘저거다’ 싶어서 저도 한 연예기획사에 무작정 찾아가 당분간 청소를 해줄 테니까 우리 학교 앞으로 공문 하나만 보내달라고 했죠. 제가 소속 연예인으로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내용으로요. 그래서 학교를 빼먹었죠. 하하.”
MC 몽은 지난 5월 자신이 진행하는 SBS 파워FM ‘동고동락’에서 “돈이 없어 독서실에 가지 못한다”는 청취자의 사연을 듣고, 남몰래 1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상처도 많이 받았다. “‘남들은 몇 억씩 기부하는데 너는 겨우 100만원이냐?’ 같은 댓글들이 올라오는 거예요. 제가 뭐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작은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인데, 그런 ‘악플’은 정말 난감하더군요.”
MC 몽은 화면에서 비치는 유쾌한 이미지와 달리 차분하고 진지했다. “이유 없이 사랑을 받다가 미움을 받고, 이유 없이 팬과 안티팬이 생기는 ‘극과 극’ 생활을 하다 보면 우울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그의 각오는 단단하다. “맥주 거품 같은 인기지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할 때까지는 어디라도 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