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들? 잘 지내지. 무슨 일 있었어?”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벌어진 17일 부산 사직구장.

SK 김성근 감독은 “어제 올스타전 전야제에서 감독들 사이에 별 문제 없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전반기까지 4게임 차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SK는 올 시즌 다른 7개 구단의 ‘공적’으로 찍힌’ 상태. 큰 점수차로 앞서 있어도 번트를 대고 투수를 교체하는 등 김성근 감독의 ‘벌떼야구’가 상대방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몇몇 팀과는 빈볼 시비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 감독은 “감독들 사이에 감정 싸움은 없다. 게임을 이기려고 애쓸 뿐이지 사적인 감정이 있을 리가 있느냐”고 했다.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였다. 현대 김시진 감독은 “모두가 야구 선후배들인데 불미스런 일이 일어날 수가 없다. 나도 김성근 감독님과 언짢은 일이 있는 것으로 오해 받지만 어제 만나서도 반갑게 인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감독들은 철저히 연공서열 순으로 일을 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동군 감독이지만 연장자인 김성근 감독, 강병철 감독을 벤치에 앉히고 3루 베이스 코치로 나섰다. 1루 베이스 코치도 두번째로 나이가 어린 김경문 감독이 맡았다.

선수들도 마찬가지. 시즌 중엔 몸 맞는 볼이 나오면 서로 얼굴을 붉히며 으르렁댔지만 이날은 달랐다. 6회 서군 투수 정민철(한화)이 동군 김동주(두산)의 허리를 맞힌 뒤 홈 플레이트까지 다가와 미안해했고, 맞은 김동주는 아픔을 참고 웃으며 1루까지 나갔다.

8회 우규민(LG)의 볼을 엉덩이에 맞은 강민호(롯데)는 마치 싸울 듯이 마운드로 달려나가더니 투수와 뜨거운 포옹을 해 사직구장의 만원 관중을 웃겼다. 프로야구는 이날 올스타전답게 한마음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