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여름휴가 시즌이 찾아왔다. 휴가를 가는 것은 즐겁지만, 휴가지로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는 또다른 고민거리다. 이에 조선일보가 경기북부 지역에서 가볼 만한 피서지를 꼽아봤다. 산·휴양림·절·계곡·낚시터·수상레포츠 등 가볼 만한 곳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問余何意棲碧山(문여하의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내게 어인 일로 푸른 산에 사는가 묻네. 빙그레 웃으며 대답 안 해도 마음은 절로 한가롭다네.'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 중)
뜨거운 태양은 머리 위에서 이글거리고, 금방이라도 녹아 내릴 것만 같은 아스팔트가 내뿜는 복사열은 숨을 턱턱 막히게 한다. 이 여름 답답한 도심을 떠나 자연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경기북부 지역엔 운악·감악·화악산 등 명산이 즐비하다. 녹음이 우거진 산 속 계곡 너럭바위에 누워 시원한 산들바람을 맞으며 얼음 같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운악산(雲岳山)
경기도 포천시와 가평군에 걸쳐 있는 운악산(해발 935.5m)은 화악산·감악산·관악산·송악산과 함께 경기 오악(五岳) 중 하나로 ‘경기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경관이 빼어나다.
한바탕 비가 내린 다음날 포천시 화현면 운악광장을 출발해 송림(松林) 사이를 오르다 보면 엄청난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리는 ‘무지치폭포(홍폭·虹瀑)’와 만난다. 멀리서 바라보이는 폭포는 긴 강을 걸어놓은 듯 200여m 아래로 곧바로 떨어져 내리니 흡사 은하수가 하늘에서 흘러내리는 듯하다. 궁예의 슬픈 전설이 담긴 궁예 성터도 볼 수 있다.
망경대를 중심으로 깎아지른 듯한 우람한 암벽들이 구름을 뚫고 솟았고, 짙은 숲이 하늘을 가렸다.
신라 법흥왕 때 창건된 천년 고찰 현등사가 있고, 삼복 더위에도 얼음같이 찬 다락터 오랑캐소(沼), 무우폭포, 백년폭포 등이 있다.
포천 방면에서는 47번 국도를 타다가 화현면 운악광장으로 진입하면 되고, 가평 방면으로는 46번 국도를 이용, 청평검문소를 지나 현리 현등사로 들어가면 된다. 서울 상봉터미널에서 청평을 경유하는 현등사행 직행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031)538-3341~2
◆감악산(紺岳山)
경기도 파주시·양주시·연천군에 걸쳐 있는 감악산(해발 675m)은 영산(靈山)으로 이름났다. 전국의 무속인들이 모여들어 산 속에서는 굿 소리가 끊이지 않고, 경기북부지역 고위 공무원들은 이 지역에 부임하면 꼭 한번 감악산을 찾는다는 속설도 있다.
정상에는 일명 ‘설인귀비’ 또는 ‘진흥왕 순수비’라 추정되는 비석이 있지만 비석의 글자가 모두 마멸되어 그 진위를 알 수 없다. 장군봉 바로 아래에는 임꺽정이 관군의 추격을 피해 숨어있었다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임꺽정굴이 있다.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까지 보인다. 서울에서 통일로 1번 국도를 타고 구파발을 지나 문산에서 37번 국도를 이용, 적성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323번 지방도를 이용하면 감악산 입구가 나온다. ☎031)940-4611
◆화악산(華岳山)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화천군의 경계에 있는 화악산(해발 1468m)은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화악산을 중심으로 동쪽에 매봉, 서쪽에 중봉이 있으며 이 세 개의 봉우리를 합쳐 삼형제봉이라 부른다. 화악산에서 발원한 얼음같이 맑고 찬 물은 화악천을 이루고, 이 화악천은 북한강으로 흘러든다.
경기 오악 중 으뜸으로 꼽히며, 산세가 험하고 웅장하다. 산 중턱에는 울창한 잣나무 숲이 푸른 하늘을 가리고 있다. 정상 주변에는 공군부대 등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어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대신 가평군 북면 화악리에서 샘골 소나무 유원지를 지나 옥녀탕, 중봉 정상 코스가 산행 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능선에 오르면 가평과 춘천 등이 한 눈에 굽어 보인다. 가평군청에서 목동 방면으로 363번 도로를 이용, 마장리와 목동을 지나 화악리 신당마을, 중간말, 건들내로 진입하거나 가평터미널에서 화악리행 버스를 타고, 화악골 종점에서 하차하면 된다. ☎031)580-2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