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Merkel)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이 독일·프랑스가 주축이 된 다국적 항공회사이자 ‘에어버스’의 모기업인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경영구조 개선과 관련한 16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달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EU ‘개정 조약’을 함께 이끌어낸 양국 우호관계에도 금이 갈 조짐이다.

◆EADS 주도권 다툼

이번 회담은 프랑스 툴루즈의 에어버스 본사에서 열린다. 첫 쟁점은 EADS 조직 개편. 양측은 일단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금의 2인 공동 CEO체제(양국 인사 각 1명)를 ‘1명의 회장과 1명의 CEO’ 구조로 바꾸자는 데 표면상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독일측 공동 CEO 토마스 엔더스(Enders)가 문제다. 엔더스는 작년 7월 주식 부정거래 논란으로 사임한 전 프랑스측 CEO 노엘 포르제아르(Forgeard)가 850만 유로(약107억 원)나 되는 퇴직금을 받자, 프랑스 정부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등 종종 프랑스를 자극했다.

이에 사르코지 정부는 지난주 자국 언론에 “엔더스의 퇴출은 기정사실”이라고 단언하는 등 공공연한 반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오히려 그를 차기 단일 CEO로 추천하는 역공을 펼 태세다. “새 기종 생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자를 더 끌어들이자”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도 메르켈 총리는 “에어버스의 매출 증가로 자금상황이 좋아져, 추가 자본은 필요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전했다.

◆유로화 환율 개입 놓고 대립

유로화 환율 개입 문제도 주요 이슈다. 1유로당 환율은 13일 사상 최고치인 1.38달러에 육박하는 등 연일 강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유럽의 성장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금리를 계속 높여, 유로화는 계속 강세다.

이에 대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로화를 쓰는 13개 국가의 재무장관들이 ECB의 환율정책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도 “ECB의 경직된 통화정책으로 유로화 가치가 올랐고, 프랑스의 수출이 타격받았다”며 통화정책 개입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다봤다. 실제로 프랑스 무역수지는 5년 전 52억 유로(약 6조5700억원) 흑자에서, 작년 270억 유로(약 34조원) 적자로 대폭 악화됐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10일 독일 RTL방송 인터뷰에서 “(사르코지가 주장하는) 그런 방향으로 가는 걸 원치 않는다”며 “최대 현안인 인플레이션과 싸우려면 ECB의 독립성이 꼭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