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역시 옛날 것이 좋다. 의식주 가운데 음식만큼은 적어도 100년 이상의 검증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본다면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이 역시 안전한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여름철 더위에 즐겨 먹었던 음식이 보양식(補陽食)이다. 보양식 중에서 통영(統營)의 장어 요리가 옛날부터 유명하였다.
통영은 조선시대 해군 본부였던 수군통제영(水軍統制營)이 있었던 곳이다. 수군통제사가 통영에 처음 부임하러 올 때는 ‘울고 들어온다’는 말이 있었다. 통영의 입구인 어문고개를 넘어 오면서 이 작고 궁벽한 동네에서 어떻게 임기를 마칠까 하는 걱정을 하며 온다. 그러다가 임기가 끝나 통영을 떠날 때는 다시 ‘울고 간다’고 한다. 물산이 풍부해서 살기 좋은 동네인데, 떠나려고 하니 아쉬워서 울고 간다는 말이다.
통영은 옛날부터 돈이 많았던 곳이다. 근래에 유치환, 유치진, 윤이상, 박경리와 같은 많은 예술가들이 통영에서 배출되었다. 통영 나전칠기, 통영소반, 통영갓, 통영삼층장과 같은 공예품도 유명하다. 전라도에 비해서 경상도는 음식이 발달하지 못했다. 전라도는 들판이 넓고 해안가의 갯벌이 많아서 수륙양용의 요리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상도에서 통영만큼은 전라도 요리에 뒤지지 않는다. 경상도를 돌아다녀 보니까 진주와 더불어 음식이 좋은 곳이 바로 통영이었다. 통영 요리의 주특기는 바닷가에서 나오는 해물 요리이다. 통영에 사는 미식가 친척이 철마다 해물을 보내 주는 덕택에 덩달아 통영의 별미를 맛볼 수 있었다.
통영 사람들은 철마다 나오는 생선 요리를 즐기는 미식가들이 상당히 많다. 봄에는 쑥을 넣고 끓인 도다리국이 일품이다. 통영 사람들은 ‘봄 도다리는 님 생각만 하면서 끓인다’고 한다. 가을에는 초장에 찍어먹는 굴이 좋다. 겨울에는 시원한 대구탕이다. 요즘 같은 여름 더위에는 통영 앞바다에서 잡히는 장어 요리가 남자들을 자극한다. 바다장어는 통영이다. 장어를 잘게 썰어서 고사리, 숙주나물을 넣어서 바글바글 끓이면 뽀얀 국물이 우러나오는 장어탕이 된다. 간장, 고추장 양념을 장어에 발라 화덕에다 지글지글 구우면 입맛 돋우는 장어구이가 된다. 여름의 통영은 장어탕과 장어구이가 있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