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프랑스 대통령의 리더십에는 ‘수퍼 사르코(Super Sarko)’ ‘하이퍼 대통령(Hyper President)’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만큼 의욕적이고, 실용적이고, 또 튄다.
사르코지는 12일 오후 프랑스 북동부 도시 에피날에서 대중 연설을 했다. 전통적으로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에 TV로 대국민 연설을 한다. 개혁적 이미지를 내세우는 사르코지는 이 관행과도 단절했다.
에피날은 샤를 드골(de Gaulle)이 1946년 9월 제5공화국 헌법의 뼈대를 제시하는 대중 연설을 한 곳. 당시 드골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1958년 출범한 제5공화국의 골격이 제시된 곳이다.
사르코지는 이런 에피날을 ‘절묘하게’ 선택해 60여년 후, 대통령 권한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제5공화국 헌법의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프랑스 정치제도와 민주주의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섞인 프랑스에선 총리가 의회에 출석해 국정 연설을 한다. 사르코지는 �대통령도 의회에서 직접 연설을 하는 제도 �소수정당에 유리한 비례대표제를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원한다.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정치개혁 방안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취임 이후 사르코지는 또 ‘탈(脫) 이념’의 실용주의 리더십을 내세우며, 대선 경쟁자로 유력한 사회당의 거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Strauss-Kahn)에게는 IMF(국제통화기금) 총재 자리를 제안해 도저히 거부할 수 없게 했다. 또다른 사회당 중진 자크 랑(Lang) 전 문화부 장관은 개헌연구위원회로, ‘국경없는 의사회’를 세운 베르나르 쿠슈네르(Kouchner)는 외무부장관으로 영입했다. “좌우 가리지 않고 인재를 고루 기용한다”는 통합의 명분을 내세운 사르코지의 인사 정책 탓에, 현재 프랑스 사회당은 해체 직전이다. 중진들이 속속 빠져나간 사회당이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사르코지는 재선·3선도 가능한 프랑스에서 벌써 2012년 재선 구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