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인 손병두(孫炳斗) 서강대 총장이 10일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뽑을 수 있어야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며 내신을 강조하는 현 정부 교육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정부의 ‘내신 30% 반영’ 가이드라인과 상관없이 2008학년도 입시 정시모집에서 내신을 15~20% 반영한다는 학교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 7월10일자 A1면 참조〉
손 총장은 이날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내신을 강조하면 사교육비도 줄고 공교육도 정상화된다고 말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학교 내 치맛바람이 거세지고 학생들이 내신 대비학원을 다니는 등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교육 정상화는 대학이 학생 선발권을 갖고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뽑을 때 가능하다”며 “기업에 있을 때도 규제가 많아 힘들었는데 대학도 규제가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손 총장은 특히 “교육부는 가급적 내신을 30% 반영해달라고 했지, 무조건 30%를 하라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며 “올해 30%를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신 15~20% 반영 방침을 굳힌 서울의 다른 주요 사립대들도 같은 입장이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내신반영률 15~20%는 정부의 요구대로 반영률을 높이면서도 지금까지 대학이 수험생들에게 한 약속(수능 중시)을 어기지 않고 혼란을 최소화하는 마지노선”이라고 표현했다.
서울 주요 사립대들이 내신 반영률을 결정함에 따라, 입학 전형의 발표는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 사립대들의 방침은 다른 대학에 기준점처럼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경기도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주요 사립대가 그 정도라면 우리는 30% 정도로 내신 반영률을 정해서 수능에서는 실수했어도 내신이 좋은 우수학생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가 일부에서는 “각 대학의 입시 전형이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수험생을 위해 8월 초에는 확정된 입시전형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개별 대학의 움직임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