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일선 교사들을 위한 새 역사 교재 ‘러시아의 최신 역사 : 1945~2006’을 펴내기로 하면서 역사 미화(美化) 논란이 일고 있다.

내용 작성을 마치고 출간을 남겨두고 있는 이 교재는 러시아가 적통(嫡統)을 계승했다고 자부하는 소련(1917~1990)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강대국’으로 표현했다. 또 서방권이 독재자로 평가하는 이오시프 스탈린(Stalin)을 소련 경제를 발전시키고 독일 파시즘과의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성공적 지도자’로 묘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대통령이 2000년 취임 초기에 언급했던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인 재앙은 소련의 붕괴”라는 말도 역사적 진실을 표현한 말로 기술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자신의 별장이 있는 노보오가료보로 이 교재의 저자인 알렉산드르 필리포프 등을 초청해 토론함으로써 사실상 교재 출판을 승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새 교재는) 역사에 대한 판단은 학생들 몫이지만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는 국가적 자부심을 고양하는 방법으로 기술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일간 ‘브즈글랴트(견해)’는 6일 “소련 역사와 푸틴 이후 러시아의 현대사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했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련 붕괴로 인해 야기된 혼란에서 벗어나 국가적 자부심을 회복하려는 크렘린의 시도와 연관이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새 역사 쓰기는 우선 푸틴의 역사관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푸틴은 2000년 취임 직후 과제를 “러시아 정체성의 확립”이라고 했고, 그해 12월 소련 국가(國歌)의 가사만 일부 바꿔 러시아 국가로 채택했다. 아울러 2005년 2차대전 승전(勝戰) 60주년과 작년 레오니드 브레즈네프(Brezhnev) 전(前)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서는 ‘소련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라며 스탈린과 브레즈네프 두 지도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 젊은이들에게 역사적 자부심을 갖게 하고, 서방권의 러시아 공격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